[POP초점]박해수·정경호·응답 시리즈…신원호 PD가 ‘응답’했다


[POP초점]박해수·정경호·응답 시리즈…신원호 PD가 ‘응답’했다

[헤럴드POP=장우영 기자] ‘응답하라’ 시리즈로 전국민적인 신드롬을 일으키며 화제를 모았던 신원호 PD가 신작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돌아왔다.

신원호 PD는 1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진행된 tvN 새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극본 정보훈, 연출 신원호)’ 사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신작에 대한 궁금증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슈퍼스타 야구선수 김제혁(박해수 분)이 하루 아침에 범죄자가 되어 들어간 교도소 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와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을 그린 블랙 코미디 드라마로, ‘응답하라’ 시리즈로 화제를 모은 신원호 PD가 연출을 맡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통상적으로 예능, 드라마 제작발표회에 출연 배우들과 PD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질의응답을 하는 것과 이날은 신원호 PD 홀로 참석했다. 하지만 신원호 PD는 약 1시간 30분 가량 되는 간담회 동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대한 궁금증은 물론, ‘응답하라’ 시리즈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며 시간을 꽉채웠다.

다음은 신원호 PD와의 일문일답

Q. 제작발표회를 열지 않고 혼자 사전 기자간담회를 하시는 이유는?

A. ‘응답하라1997’ 때 제작발표회를 했다. 하지만 당시 저희나 출연진들이 내공이 깊지도, 인지도나 노출도 많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제작발표회에 인지도가 있는 친구들에게만 질문이 몰려 다른 배우들의 자신감이 떨어지는 상황이 나왔다. 한참 촬영하고 있을 때 그런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것보다 방송 후 잘되서 인터뷰를 하는게 그 친구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Q. ‘슬기로운 감빵생활’ 섭외에 중점을 둔 부분은?

A. 배우를 찾는 기준은 항상 일관되게 갖고 있다. 만들어 놓은 캐릭터에 부합하는 외형을 갖고 있는 자, 그에 맞는 연기력을 갖고 있는 자, 인성을 가지고 있는 자라고 생각한다. 소위 A급이라고 하시는 분들이 기준에 부합하고 한다고 하면 출연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준에 들어오는 분들을 찾다 보니까 신인급 혹은 인지도가 없는 분일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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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제공

Q. 박해수를 캐스팅하게 된 배경은?

A. 박해수의 전작을 본 적은 없다. 작가들이 좋아해 다음 작품 정도에 하면 괜찮겠다 생각했다. 이후 올 초에 연극을 본 뒤 멋있다는 생각을 했고, 돌아가는 차 안에서 작가와 통화하면서 해보자고 했다. 김제혁이라는 인물에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외형, 연기력을 갖췄다. 김제혁이 어떻게 보면 ‘응답’ 시리즈와 달리 드라마 상에서 차지하는 지분이 크다. 이 친구가 감옥에 들어가고 나오면서 드라마가 시작하고 끝난다. 원탑물이라고 불려도 상관 없을 정도의 비중이다.

Q. ‘슬기로운 감빵생활’ 시리즈 가능성은?

A. 이번 작품 같은 경우 처음에 이야기할 때 시리즈로 가도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은 했다. 세트를 처음 보는 순간 ‘부숴야 해?’라고 생각할 정도로 큰 규모다. ‘응답’ 때도 큰 규모였는데 이번 세트는 비용적으로도 공을 많이 들였다. 반응과 호응이 있다면 회사에서 시리즈로 하라고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 의지와 무관하게 자동적으로 결정될 것 같다.

Q. ‘응답하라’ 시리즈에는 ‘남편 찾기’가 화제였는게 ‘슬기로운 감빵생활’에도 있는지?

A. 늘 말씀드리고 믿어주시지 않지만 남편찾기를 굉장히 강력한 장치로 처음부터 들고간 건 아니다. ‘보면 알텐데 궁금해하겠어?’라는 정도였다. 예능이나 드라마 할 때 퀘스천을 갖고 가는게 흥행요소라고 생각한다. 남편찾기도 그 일환이었다. 끝을 알려주고 시작하는 것보다 좀 더 재밌게 표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만들게 됐는데 일이 너무 커졌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남편찾기가 들어올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암울하다 싶을 정도로 남자 밖에 나오지 않는 드라마다. 남편찾기라는 멜로 추리보드가 들어오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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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장르는 어떻게 봐야할까?

A. 이 드라마의 정체성을 새겨놓지 않으면 각자 생각하는 게 달라진다. 연출과 작가가 달라지면 곤란하다. 공통적으로 달려가는 그 무엇이라고 한다면 블랙코미디다. 듣기에 감옥을 불편하고 우울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림도 산뜻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유머러스함이 없다면 갑갑한 이야기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희 자체가 웃기지 못하면 살 수 없는 사람들이다.

Q. 감옥을 배경으로 선택하게 된 이유나 상황은?

A. 지금까지 감옥이라는 공간은 벗어나야 할 공간, 주인공이 힘든 갈등과 고난을 이겨내야 하는 안티가 되어주는 대상물로만 쓰였다. 압박하는 공간이 아닌 사람이 생활하는 실공간의 이야기로 다뤄진 적이 없는 것 같아 시작하게 됐다. 실공간에서 살아가는 분들보다 훨씬 굴곡진 인생 그래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서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인생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미화되지 않겠냐는 염려가 있는데 극을 만들면서 초반부터 염려하고 주의한 지점이다. 저희도 권선징악에 통쾌함을 느끼기 때문에 생각하시는 염려는 없을 것이다.

다양한 인생을 보여드리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펼쳐드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제소자 뿐만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다. 감옥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만 아니라 꼬리를 물고 벌어지는 구조가 될 것이다.

Q. 감옥이라는 배경이라 분위기가 어디까지 유쾌할 수 있을지?

A. 초반부터 깨발랄하기는 힘들다. 김제혁이라는 주인공이 갑자기 나락으로 떨어지고 시작하기 때문에 바로 교도소에 적응하고 재밌는 무언가를 꾸미기에는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 동화되지 않으려는 그 누군가에 대한 에피소드도 있고, 점점 이 친구가 동화되면서 생기는 갈등 등이 에피소드로 그려질 것이다. 너무 완만하지도 급하지도 않다.

Q. 강승윤이 캐스팅됐다. 캐스팅 배경은?

A. ‘하이킥’을 본지도 오래됐고, 강승윤이 지금까지 연기를 쭉 이어온 것도 아니다. 위너 소속이라는 것도 잘 몰랐다. 별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그 친구가 맡는 역할이 20대 초반의 에너지가 좀 있는 친구여야 했다. 즉석에서 사투리를 부탁했는데 그 캐릭터에 생기가 생겼다. 캐릭터 자체를 사투리를 사용해 다르게 만들어 줬다. 그 친구의 능력으로 캐스팅된 사례다.

Q. ‘프리즌 브레이크’ 등 감옥을 소재로 한 영화와 드라마도 있는데 걱정되진 않는지

A. ‘프리즌 브레이크’를 정말 재미있게 봤다. 그런 류의 드라마와 영화가 있다는게 힌트는 됐다. 특히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기획할 당시 감옥이 나오는 드라마와 영화가 나와 잘 됐다는 점에서 긴장됐다. 하지만 코드가 달랐다. 일련의 작품들은 감옥이 벗어나야 할 대상이고 전개상 주인공을 옥죄는 공간이었다.

Q. 정경호를 캐스팅하게 된 과정은?

A. 박해수가 주인공으로 정해지면서 꿈꿔왔던 인지도 있는 배우, 좋아하는 배우 리스트가 싹 버려졌다. 인지도가 많이 부족한 박해수가 주연에 서게 되면 인지도가 더 있는 이들이 들어오는게 쉽지 않다. 정경호라는 친구를 추천으로 만났는데 참 좋은 친구였다. 그래서 다음 작품을 염두한 만남 정도로 정리했다.

그런데 정경호에게 계속해서 ‘저 떨어졌나요’라고 연락이 왔다. 10년을 주연을 맡은 친구였고, 관례라는 게 있다보니까 지켜줘야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안되겠다고 정경호를 설득했다. 하지만 정경호는 순서에 상관없이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고 하더라. 손을 뻗기가 너무 미안했는데 기꺼이 와줘서 지금도 고맙다. 정말 저렇게 바르게 자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현장에서 좋은 에너지를 준다.

Q.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A. 하나로 말씀드리자면 희망이다. 갇혀 있는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희망이다. 언젠가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삶을 찾아갈 수 있는 등의 희망. 인생이야기의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어떤 희망에 분노하고, 공감하고, 눈물 흘릴지는 보면서 판단할 일이다. 희망찬 어떤 감수성을 갖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Q. 정수정, 임화영 등 여성 배우들에 대한 캐스팅은?

A. 감옥 안에 있는 캐릭터가 아니다보니까 여주인공이긴 한데 분량으로 보면 애매하다. 양해를 먼저 구했다. 그럼에도 정수정이나 임화영이 기꺼이 하겠다고 했다. 정수정은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인줄 알았는데 딱 그 나이대의 아이였다. 임화영은 ‘응답하라 1988’ 때 미팅을 한 뒤 다음 작품에서 함께 하려고 했다. 그래서 결정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Q.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대한 자신감은 어느 정도?

A. 예능을 할 때도, ‘응답’을 할 때도 자신감은 늘 없었다. ‘망하지 않을까’라는 말이 빈말이 아니었다. 성공의 핵심코드를 쥐고 있는 것도 아니고, 하다보니 좋은 반응이 왔고 ‘이것 떄문에 잘됐구나’라고 생각해볼 수는 있다. 아직까지도, 앞으로도 자신 없을 것 같다. 촘촘하게 꾸며놓은 캐릭터와 이야기가 시청자들에게 감수성을 제공했으면 한다. 뷔페 같은 드라마다. 어느 코드라도 걸려주십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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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응답하라’ 시리즈는 언제쯤 볼 수 있을지?

A. ‘응답’은 년도를 찾아서 하는 구조가 아니다. 재밌을 법한 이야기를 찾고 그것과 어울릴법한 년도를 매칭하는 방식이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들과 매잋되는 년도가 맞으면 할 것 같다. 2000년대 초반 대학교 기숙사 이야기나 더 거슬러 올라가 군사정권 시절의 대학생 이야기를 할 수 도 있다. 다음 ‘응답’ 시리즈에 대한 구체적인 안은 없는 것 같다. 준비하는 다른 작품이 있기 때문에 한 두 작품을 더 진행한 뒤 찾아뵙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슬기로운 감빵생활’ 속 반전은?

A. ‘응답’은 악역 없이 착한 캐릭터들로 꾸려지면서 따뜻함으로 흘러가는 반전이 다수였다. 하지만 이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는 그 반대되는 반전으로 갈 수 있는 요소가 많다. 서늘함을 갖고 이야기를 꾸려갈 수 있는 또 하나의 방향성이 생겼다. 훨씬 더 다양한 무기가 생겼다. 더 확장된 느낌이고, 여러 가지 정서들이 전해질 수 있는 반전을 제공할 수 있다. ‘응답’과는 다른 코드의 반전이 있을 것이다.

Q. 주목할만한 배우는?

A. 너무 많다. 메인포스터에 등장배우들이 쭉 나열되는데 주연 두 명과 중견배우들을 제외하고는 가나다순으로 하려고 했는데 그것조차 미안해 메인 포스터에서 이름을 빼버렸다. 그 정도로 많은 조연 배우들이 포진되어 있어 든든하다. 드라마가 흥행이 잘 되지 않아도 배우들은 남았으면 한다. 연기력을 평가 받고 좋은 인력을 제공한 드라마라도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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