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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중의 외통수]해킹에 털린 軍, '문제없다'는 그만

[오세중의 외통수]해킹에 털린 軍, '문제없다'는 그만


[편집자주] 외통수는 외교통일의 한 수를 줄인 말입니다. 외교·통일·안보 현안을 두 눈 부릅뜨고 주시해 문제점을 집어내는 노력을 해보겠다는 의미입니다. 공정한 시각이라는 이름의 편향성을 지양하고, 외교·통일안보· 이야기를 주로 다루면서 제 주관에 따라 형식의 구애 없이 할 말 다해보려고 합니다.


[[the300]軍, 현안마다 자신감 표출...현실직시와 자신감 구분해야]




중국근대문학의 거장 노신의 '아Q정전'에 나오는 주인공 아Q는 자존심이매우 강하다. 날품팔이로 살아가면서 수많은 굴욕을 당하면서도 현실을 직시하기보다 '정신승리법'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대처한다.



동네 건달들에게 얻어맞아도 '아들놈한테 얻어맞은 걸로 치지 뭐'라고 여기는 식이다. 정신승리법이란 이렇게 현실을 부정하고 허위의식 속에서 자기를 보듬는 자기도취적 행위라고도 볼 수 있다.



우리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허세를 부리는 사람을 일컬을 때 '정신승리법'을 쓴다고 비아냥대는 이유다.



그런데 이 같은 쓴웃음이 자존심이 강한 군 당국으로 향하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의 도발 때마다 '원점타격' 등을 운운하며 강경발언을 쏟아낸다. 정작 현실을 들여다보면 마땅한 대응이 없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이번 국방망의 대규모 해킹도 이런 국방부의 안일한 대처가 낳은 산물이다. 사어비공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때마다 우리 군 당국은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이번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해킹에 대한 면밀한 준비도, 제대로 된 점검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되지 않았지만 항상 '자신감'만 내세웠던 것이다.



IT관계자들도 이번 해킹이 인재(人災)라고 단언한다. 아주 간단한 점검 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군 당국의 안일한 태도와 허세에 혀를 내둘렀다.



지난 10월 1일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사이버사령부가 해킹 당했다는 지적에 변재선 국군사이버사령관은 "국방망은 외부 인터넷망과 분리돼 있어 해킹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또 다시 자신감을 내비쳤다. 곧 군 기밀까지 유출된 해킹이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발언은 허언이 됐다.



심지어 더 큰 문제는 군 당국이 군 자료 유출을 알고도 거짓말 했다는 의혹은 물론 이미 전산망 보안에 대해 지적을 받고도 조치를 취했다고 허위보고한 정황도 드러났다는 것이다.



사이버사는 자료 유출이 확인된 날짜가 10월 12일인데 이후 10월 14일 종합감사에서 '조사중'이라고 답변을 회피했고, 25일 국감에서도 국방망은 안전하다고 거짓 답변을 했다.



최근 언론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군 당국은 '쉬쉬'하며 해킹 사항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



또한 국회 국방위 간사인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기무사가 지난해 4월, 올해 5월 사이버 방호기관 평가를 실시해 국방통합데이터센터(DIDC)의 국방망과 인터넷망이 간접 연동돼야 하지만 직접 연동돼 추가 프로그램 개발 전까지 망 연동 차단을 권고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군 관련 기관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해 9월 '망 연동을 끊었다'는 허위보고를 한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그 결과, 국군기무사령부가 국군사이버사에 대해 압수수색 등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 역시 '사후약방문'이다. 이번 국방망 해킹 사건으로 군 당국은 또 한번 신뢰를 잃었다. 군이 내세우는 자신감이 대책도 없는 '아Q'의 허언에 지나지 않는 지 돌아볼 때다.




오세중 기자 danoh@mt.co.kr




Tags: 정치 , 국방 · 외교 , 머니투데이 ,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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