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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숨은 면적' 평당가 올리는 주범



[남자의 집짓기] ①건축비, 오해와 진실(상)

단독주택을 장만하려는 사람들과 건축 상담을 하다 보면 대부분 결론적으로 물어보는 말은 딱 한마디로 집약된다.

“그래서 평(3.3㎡)당 얼마요?”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공동주택, 그 중에서도 아파트에 사는 걸 당연하게 여겨왔다. 모든 셈법도 아파트 기준으로 습관화돼 있다. 그러다보니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엄청난 차이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무지하다. 무지하면 용감해진다. 그래서 당당하게 내뱉는다. “그래서 평당 얼마요.”
■“아파트 벽체 비용, 단독주택 구조의 절반 수준”

이게 얼마나 말이 되지 않는지 한번 따져보자. 집이라는 구조물을 단순하게 정의하면 그냥 ‘사각형의 입방형체’ 건물이다. 기초(基礎)를 이루는 바닥, 사방의 벽체, 지붕 등 육면체로 이뤄진 구조물이 집이다.

육면체 구조물에서 단위 면적당 공사비가 가장 많이 들어가는 부분이 어디일까. 구조물을 지탱하는 기초, 그리고 지붕이다. 그런데 최근 초고층 아파트는 30층 이상은 기본이다. 간단히 계산하면 하나의 기초와 지붕구조를 30세대 이상이 공유하는 것이다. 당연히 단위면적당 비용은 30분의1 이하로 줄어든다. 물론 2층 이하 단독주택과 3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의 기초공사 비용이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모든 세대의 기초와 지붕 공사를 별도로 해야 하는 단독주택과 1개의 기초와 지붕 구조로 수십 세대가 공유하는 아파트는 단위 세대별 비용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벽체 구조를 보자. 단독주택은 사방 벽체를 모두 따로 세워야 한다. 그리고 사방 벽체는 모두 기초, 지붕구조와 연결이 돼야 한다. 반면에 아파트는 벽체만 연속적으로 세우면 되고 그나마 4면 중 2면은 옆집과 공유한다. 단독주택은 합벽(合壁) 구조인 땅콩주택 조차도 벽체는 따로 세워서 구조적으로 분리한다. 따라서 단독주택은 벽체 비용이 아파트에 비해 2배로 들어간다.

그런데 우리가 “평당 얼마요”라고 말할 때의 ‘평당가’에는 벽체와 기초, 지붕구조에 들어간 비용은 무시된다. 그냥 건축 바닥면적 기준으로만 따진다. 그런 기준으로 평당가를 비교하고 같은 크기 아파트보다 마감 수준이 떨어진다고 불평하는 것이다. 건축비에서 구조·외장·설비 비용과 내부 마감 비용의 비율을 따져보면, 아파트는 6대4 이하, 단독주택은 7대3 이상이다. 단독주택은 실내 마감에 쓸 수 있는 건축비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단독주택의 원가 구조를 무시하고 바닥면적 기준으로 아파트와 동일하게 ‘평당 얼마’를 비교하는 게 말이 되지 않는 첫 번째 이유다.
■아파트 평당가에 숨은 허수(虛數)

아파트에는 이른바 ‘숨어 있는 면적’이 있다. 아파트 면적은 전용면적과 공용면적을 합친 것이다. 전용면적은 순수하게 입주자만 쓰는 공간. 쉽게 말하면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나타나는 공간이라고 보면 된다. 공용면적에는 복도·계단·엘리베이터실이 있다. 입주자가 함께 쓰는 공간이라는 의미다. 이 면적이 전용면적 대비 3분의1쯤 된다. 공용면적이 바로 숨은 면적이다. 이걸 빼면 34평형 아파트의 실제 전용면적은 25평형으로 줄어든다. 그렇지만 ‘펑당 얼마인가’를 따질 때는 단순 분양면적을 기준으로 한다. 결국 그 차이가 15~20% 수준이다. 총 건축비를 건축 면적으로 나눈 값이 ‘평당가’인데, 분모(건축면적)가 커지면 ‘평당가’는 당연히 내려간다. 아파트 분양가가 단독주택보다 싼 것처럼 보이는 착시(錯視)가 생기는 이유다.

단독주택에는 이런 허수(虛數)가 없다. 분양면적이 곧 전용면적이다. 아파트의 경우 발코니 확장을 통한 서비스면적을 제공한다고 하지만 이 또한 공짜는 아니다. 가구당 1000만원 이상 공사비를 내야 한다. 반면 단독주택은 비슷한 비용으로 이보다 큰 다락방을 덤으로 만들 수 있다. 또 천장이 평면구조인 아파트보다 단독주택은 박공구조를 살린 경사 천장이 일반적이어서 마감 면적이 상대적으로 늘어난다. 결과적으로 아파트는 분양면적, 단독주택은 전용면적을 기준으로 ‘평당가’를 비교하니 실상이 왜곡된다. 잣대 자체가 다른 두 물건을 수평 비교할 수 없는 두 번째 이유다.

단독주택을 아파트와 같은 집이라고 생각하면 엄청난 착각이다. 오래 전 세상을 떠난 고승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산은 산, 물은 물’이라고. 그렇다. 아파트는 아파트, 단독주택은 단독주택일 뿐이다. 아파트 노는 물에 단독주택은 없다. 마음속에 아파트를 지워야 진정한 집이 보인다.

☞나머지 이야기는 (하)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광훈 드림사이트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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