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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합헌 결정 배경은…"부패척결이라는 대승적 견지'

김영란법 합헌 결정 배경은…




재판관들 의견 팽팽히 대립…"위헌소지 있다는 방증"



오는 9월 시행 앞서 입법보완으로 위헌소지 제거 필요






(서울=뉴스1) 윤진희 기자 = 헌법재판소가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방지법 일명 '김영란법'이 합헌이라고 선언했다.
김영란법에 대한 헌법재판소 선고를 앞두고 합헌-위헌 찬반논란이 팽팽했다. 헌재 재판관들의 의견도 마찬가지였다.

김영란법에 대해 제기된 헌법소원 사건에서는 ▲법 적용대상에 언론인, 사립학교 관계자 포함 ▲'부정청탁‘ '사회상규' 개념의 모호성 ▲규제한도액 시행령 위임입법 ▲배우자에 신고의무 부과 및 미신고시 형사처벌 조항 등을 주요쟁점으로 다뤄졌다.

헌재의 공식입장이라 할 수 있는 '법정의견'은 4가지 쟁점을 모두 합헌으로 판단했다.

헌재는 ▲법 적용대상에 언론인과 사립학교 관계자를 포함하는 것에 대해서는 재판관 7(합헌):2(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또 ▲'부정청탁' '사회상규' 개념의 법의 명확성 원칙 위반에 대해서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9명의 재판관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린 쟁점은 ▲식사, 선물, 경조사비 등을 대통령령에 위임하도록 하는 '위임조항'과 ▲배우자에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미신고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는 '미신고시 형벌부과조항' 등 두 조항이다. 재판관들은 두 조항은 5(합헌):4(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위임 조항 가운데 외부 강의 등 사례금을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한 부분에 대해서는 8(합헌):1(위헌)로 합헌결정했다.

재판관 들의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함에 따라 김영란법 입법당시 부패방지와 공직기강 확립이라는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당시의 정치적 분위기 때문에 법안이 촘촘하고 세밀하게 설계되지 못했던 '태생적 한계'가 헌재 판단으로 여실히 드러나게 됐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또 헌재의 이번 판결은 법문 자체에 다소 위헌소지가 있음에도 현재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법조비리, 경찰비리, 공직자 비리 등 다양한 부패사건들에 대한 개선의지와 국민들의 부패척결의지를 고려한 '대승적 견지의 결정'이라는 평가도 내려지고 있다.

◇ 주요 쟁점이었던 '언론인' 규제대상 포함한 정의조항 압도적 ‘합헌’

김영란법에 대한 헌법소원 가운데 가장 뜨거운 쟁점은 김영란법 적용대상에 공직자가 아닌 '언론인'과 '사립학교 관계자'를 포함한 것에 대한 위헌 여부 판단이었다.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7(합헌):2(위헌)의 의견으로 해당조항을 합헌 결정했다. 이에 대해 헌재는 청구인 측 주장이었던 언론의 자유와 사학의 자유 침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헌재는 또 공공성이 인정되는 다른 직역인 법률가와 은행업 관계자 등과 언론인, 사립학교 관계자 등을 다르게 취급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 위반이라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공공성이 인정되는 각종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 가운데 어느 범위까지 김영란법의 적용을 받도록 할 것인지는 업무의 공공성, 청탁관행이나 접대문화의 존재 및 그 심각성의 정도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입법자가 선택할 사항으로 '입법재량'이 인정되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즉 국회에서 법을 제정할 때 어느 직역 종사자까지 규제 대상으로 삼을지를 정하는 것은 입법부인 국회의 재량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를 평등원칙을 위반한 차별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김창종, 조용호 재판관은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을 공직자와 동일하게 김영란법 적용대상으로 삼은 합리적인 기준을 제시하기 못해 적용대상의 자의적 선정이라는 의심이 든다"며 "여론에 떠밀려 졸속으로 입법된 것으로 보인다.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 금품가액 범위 대통령령 위임조항 · 배우자 형사처벌 조항 5:4로 팽팽한 대립

규제대상에 언론인을 포함하는지 여부에 대해 의견대립이 극심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재판관들의 의견이 가장 첨예하게 엇갈린 부분은 금품가액을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한 ‘위임조항’과 금품 수수를 한 사람의 배우자가 이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으면 형사처벌 하도록 한 ‘미신고시 형벌부과’ 조항이다.

헌재는 식사, 선물, 경조사비 등을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한 ‘위임조항’ 가운데 식사, 경조사 비 등을 위임한 부분에 대해서는 재판관들의 의견이 5(합헌):4(위헌)로 갈렸다. 반면 외부 강의 등에 대한 사례금의 상한액 등을 시행령에 위임한 부분에 대해서는 재판관 8(합헌):1(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의견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수수할 수 있는 금품가액을 시행령에 위임하는 것이 중요한 쟁점이 된 이유는 시행령에 정한 금액의 상한액 자체가 형벌을 부과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국민의 신체와 자유를 제한하는 내용은 법률로 정해야 한다는 ‘죄형법정주의’ 때문이다. 헌재도 '죄형법정주의' 위반과 관련된 사건에 대한 위헌심사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위헌여부를 판단해왔다.

헌재는 "김영란법 8조 1항에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한 경우 형사처벌 하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가액'이라고 정한 것이 범죄구성요건(처벌요건)으로 작용할 여지가 없다"며 죄형법정주의 위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즉 처벌요건을 법률에서 정하고 있기 때문에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되지 않고 세부사항인 식사, 선물, 경조사비 등을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한 것은 타당함으로 합헌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이정미, 김이수, 안창호, 김창종 재판관은 위임조항이 위헌이라는 반대의견을 냈다.

반대의견은 김영란법이 금품 등을 건네받은 공직자뿐만 아니라 금품을 건넨 국민들도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국민이 그 적용을 받는다고 봐야하고, 사실상 국민 모두의 이해관계에 관련돼 있다“고 할수 있다고 밝혔다.

반대의견은 금품 수수 하한액을 법률이 아닌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한 것은 기본권을 제한하는 내용은 법률로써 정해야 한다는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헌재가 헌법소원 대상이 된 김영란법 조항들을 모두 합헌 결정하면서 9월 김영란법 시행은 실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재판관들의 합헌-위헌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던 부분에서 김영란법의 ‘위헌소지’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입법자인 국회가 ‘부패방지’라는 입법목적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좀 더 촘촘하고 세밀하게 법을 다듬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이미 김영란법에 대한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국회는 신속하게 관련 사안을 논의해 김영란법이 제대로 된 ‘부패 방지’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juris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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