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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 LED 라이트

문득 마음내키는 대로 드라이브를 나섰다.

 

도중에 산길 같은 길이 있었는데, 거기로 접어들어 달리는 도중 엔진이 멎었다.

 

당황한 나머지, 나는 벼랑 가장자리에 차를 세우고 보닛을 열었다.

 

 

 

나름대로 정비 지식도 있고, 꾸준히 점검도 받아왔던 터다.

 

배터리 때문인가?

 

아니면 발전기?

 

 

 

연료 펌프나 벨트가 끊어졌나, 꼼꼼히 살폈다.

 

하지만 여기저기 점검해봐도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

 

그때, 갑자기 어딘가에서 [뭘 하는거야?] 라고 소리가 들려왔다.

 

 

 

귀로 들린다기보다는, 머릿속에 직접 말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큰일났다는 생각에 여기저기 두리번대고 있는데, 차를 세운 곳 옆에 있는 대나무 숲이 눈에 들어왔다.

 

대나무 숲 안쪽에서 엄마와 작은 아이가 손을 잡고 이리로 걸어오고 있었다.

 

 

 

반쯤 투명해서, 한눈에 봐도 사람이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또 머릿속에 직접 목소리가 들려온다.

 

[뭘 하는거야!]

 

 

 

뭐라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목소리였다.

 

어떻게 해야할까 당황한 나머지, 나는 그만 보닛 안을 비추고 있던 LED 라이트를 그쪽으로 비췄다.

 

젠토스의 500루멘짜리 고조도 라이트였다.

 

 

 

그러자 귀신인 듯한 모자가 분명히 "우왁! 이게 뭐람!" 이라는 표정을 짓더니 슥 사라져버렸다.

 

보험회사에서 찾아오기까지 1시간 가량, 정말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은 기분이었다.

 

나중에 정비소에 차를 맡겼지만, 아무 문제 없다는 결과가 돌아왔다.

 

 

 

뭐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귀신에게 강렬한 빛을 비추면 물러간다는 교훈을 얻은 날이었다.

 

[경험담] 동굴 속 할머니

내가 사는 동네에 한 동굴이 있었다.

 

동굴이라고 해도 산속에 있는 게 아니었다.

 

마을 가운데 지나는 철도를 건너기 위해, 건널목이 아니라 그 아래를 굴로 만든 인공굴이었다.

 

 

 

어린 시절 누군가에게 듣기로는 일제강점기 시절, 경부선이 지나가면서 만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넓은 굴은 아니었기에, 자동차는 들어갈 생각도 못하고 자전거도 통행금지 안내판이 있을 정도다.

 

게다가 비가 오면 중간중간 비가 새어, 지나갈 때 옷이 젖지 않기 위해선 타이밍 맞춰 새는 곳을 지나가야 하기도 했다.

 

 

 

물론 지금은 공사를 해 자동차도 지나갈 정도로 확장되었지만, 이 이야기는 아직 그 동굴이 작았던 무렵, 내가 학생일 때 이야기다.

 

어느날, 친구와 그 동굴을 지나가려 하고 있던 터였다.

 

맞은편에서는 한 할머니가 우리 반대편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원래 통행량이 많지 않은 동굴이었기에 그리 이상한일은 아니었다.

 

할머니가 친구와 나를 지나치고 3,4 발자국을 더 갔을까.

 

갑자기 뒤에서 [어이, 학생.] 하고 할머니가 말을 걸어왔다.

 

 

 

동굴은 소리가 울리니 우리 뒤에 누가 들어왔다면 발자국 소리로 알수 있었을 터였다.

 

당연히 할머니가 우릴 부른 것이라 생각해, 친구와 난 가던 길을 멈추고 그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할머니 또한 우리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난 혹시 우리가 흘린 물건이 있어 불러세웠나 싶어 어두운 바닥을 내려봤다.

 

하지만 할머니는 우리를 향해 손짓하며 오라고 하고 있었다.

 

몇걸음 되지 않았기에 내가 다가가려 하자, 친구가 팔로 내 팔꿈치를 쿡 찔렀다.

 

 

 

[야, 가자.] 

 

그리고는 친구 혼자 다시 가던 길로 걸어갔다.

 

같이 걷던 친구와 거리가 멀어지자, 나는 조금 보폭을 빨리해 거리를 맞췄다.

 

 

 

[왜 그래?] 

 

걸음은 유지한 채, 뒤를 보며 [저 할머니가....] 까지 말하고 나는 입을 멈췄다.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다.

 

 

 

친구를 따라잡고선 바로 다시 고개를 할머니 쪽으로 돌렸는데, 그 짧은 시간 사이 할머니가 사라진 것이다.

 

내가 잠시 상황을 이해 못하고 멍하니 있자, 친구는 다시 [가자.] 라고 말했다.

 

친구가 뒤를 돌아본건 아니었지만, 왠지 친구는 알고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돌아올 대답이 무서워, 나는 아직까지도 진실을 묻지 못하고 있다.

 

[2ch] 심령 스폿 근처 편의점

과거, 심령 스폿 근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담력시험을 하고 돌아오는 사람들은 대개 밤인데도 잔뜩 흥분해 있다.

 

얼굴만 봐도 마치 장난을 잔뜩 친 아이 같은 표정이라 금방 알아볼 수 있었지.

 

 

 

나는 그런 사람들을 놀려주는 걸 좋아했다.

 

의미심장한 말투로, [혹시... 그곳에 다녀오셨습니까?] 라고 말을 건네는 거야.

 

그러면 상대는 놀람 반 기쁨 반으로, [네! 어떻게 아셨어요?] 라고 대답해온다.

 

 

 

그러면 나는 손님이 산 물건에다가 젓가락 같은 걸 집어넣으면서 말하는 것이다.

 

[인원수대로 넣겠습니다.] 라고.

 

그래놓고는 실제 손님 인원 수보다 하나 더 집어넣는거지.

 

 

 

그러면 다들 기겁하는 게 꽤 재미있거든.

 

어느날, 평소처럼 담력시험하고 온 일행이 편의점에 들어섰다.

 

총 4명이었기에, 나는 여느때처럼 나무젓가락을 5개 집어넣었다.

 

 

 

하지만 손님은 [미안합니다. 이건 필요 없어서요.] 라고 말하며 2개를 돌려주었다.

 

어라, 싶어서 가게 안을 둘러보니, 손님은 세명 뿐이었다.

 

[앗, 죄송합니다.] 라고 가볍게 사과한 뒤 계산을 마쳤다.

 

 

 

손님들은 차를 타고 돌아갔다.

 

돌아가는 모습을 유심히 바라봤지만, 확실히 차에는 세 사람 뿐이었다.

 

누군가를 데려오는 건 아무래도 좋지만, 제대로 데리고 돌아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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