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신입사원 채용 심사? “객관적” “회의적” 의견 분분


기업들 “효율성 높아” 확산될 듯

일각선 “새 인재 발굴 어려울 것”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채용 심사가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자기소개서 심사에 들이는 시간을 줄이고 공정한 채용이 가능하다는 게 도입 취지다. 아직까지는 표절과 같은 부정행위를 걸러내는 필터 수준이다. 그러나 향후 기계적 알고리즘의 결정에 따른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SK C&C는 16일 AI 기반의 자기소개서 분석 솔루션 ‘에이브릴 HR’을 채용대행업체 스카우트의 고객사 채용 과정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에이브릴을 이용한 AI 심사를 지난해에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올해 상반기 공채에서도 시범 운영하고 있다. 롯데그룹도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부터 서류전형에 AI 평가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지난 2월 밝혔다.

AI 채용은 이미 미국에서는 보편화하고 있다. IBM은 AI 왓슨을 이용한 이력서 분석으로 적합한 후보자를 추천하는 것은 물론 지원자의 소셜미디어 자료를 분석해 성격과 가치관까지 파악한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AI 면접관이 화상채팅 등으로 지원자와 질의응답을 주고받으며 직무 적합성을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

기업들은 AI 심사가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서류전형의 자기소개서 평가 시간을 줄이고 객관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SK C&C에 따르면 지난 1월 SK하이닉스를 대상으로 테스트한 결과 자기소개서 하나를 평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기존 사람이 하던 것의 70분의 1 수준인 3초 이내였다. 표절을 심사하는 기능은 기본으로 들어간다. 한국 사회에서 사람을 뽑는 일이 합리적이고 공정하지 않다는 의심과 불안이 AI 채용 확산의 원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AI가 사람의 역량을 100% 평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은 물론 AI 채용을 도입하는 쪽에서도 회의적이다. 인간의 편견이 그대로 알고리즘에 반영될 수 있고, 지원자가 알고리즘의 패턴을 읽고 지원서를 과장과 거짓으로 채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에서 아직 뾰족한 해결책은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람도 잡아내기 어려운 걸 AI에 기대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AI 심사가 표절 등 부정행위를 걸러내는 필터로 유효하고 지원자의 성향을 파악하는 보조 수단으로서 의미는 있지만 그 이상 적용하기란 현 단계에서는 어렵다는 것이다. 김보라미 경실련 변호사는 “AI 채용에서도 알고리즘의 투명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이브릴을 비롯한 AI 심사는 자기소개서 분석에서 외향성·친화성·성실성·개방성 등 심리적 요소도 평가한다. 그러나 만약 이러한 AI에 의한 성향 분석이 당락에 중요한 영향을 주고 이로 인해 탈락하더라도 지원자 입장에서는 그 이유를 모를 수 있다. 김가연 오픈넷 변호사는 “AI 채용을 비롯해 알고리즘의 처리 결과를 설명받을 권리가 보편적 권리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AI를 활용한 채용이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안갯속이다. 전치형 카이스트 교수는 “인간의 편견이나 절차적 부당함이 조금이나마 덜할 것 같은 기계의 기준에 맡기는 편이 낫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AI 심사 프로그램도 개별 기업의 요구에 따라 설정되기 때문에 그 기업의 채용 관행을 벗어나는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경향비즈 바로가기], 경향비즈 SNS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카카오 친구맺기]

[©경향신문(
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Like it? Share with your friends!

0

Comments 0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게시물 선택
글+이미지
텍스트 에디터 사용가능
이미지
포토, 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