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5개월만에 금리 인상] 경기 회복세에 금리 올렸지만… 1400조 가계빚 ‘초비상’


[6년5개월만에 금리 인상] 경기 회복세에 금리 올렸지만… 1400조 가계빚 '초비상'

작년 고위험 31만5000가구.. 부채있는 전체 가구의 2.9%..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 가중

내수.투자 위축 가능성 제기.. 원화 가치 상승 이어지면서 수출기업 경쟁력 하락 우려

한국은행이 6년 반 만에 금리를 전격적으로 올리면서 국내 경기에 미칠 여파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통화정책은 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가계.기업 등 모든 경제주체와 경제부문 전반에 무차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충격이 가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가계부채 총량이 1400조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한계가구(고위험가구)의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시장이 좀처럼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가계소득은 제자리만 걷고 있어 내수.투자부문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더불어 금리가 인상되면서 최근 가파른 원화절상(환율하락)를 더욱 부추겨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계빚 상환부담 가중에 내수 위축되나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건 가계의 금융부채다.

기준금리가 조정되는 만큼 시중금리와 대출금리의 줄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빚을 갚을 여력이 거의 없는 한계가구를 중심으로 서민층의 빚상환 부담이 커져 내수침체로까지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3.4분기(7∼9월) 기준 국내 가계신용은 1419조1000억원이다.

현재 한은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초과하고, 자산평가액 대비 부채비율(DTA)이 100%를 넘는 가구를 고위험가구로 분류하고 있다. 이 기준에 해당되는 고위험가구는 지난해 기준 31만5000가구로 부채를 갖고 있는 전체 가구의 2.9%다. 이들이 보유한 부채 규모는 금융부채 총액의 7% 수준인 62조원에 달한다.

민간 연구기관인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연간 평균 이자비용은 308만원에서 476만원으로 168만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한계가구는 803만원에서 1135만원으로 332만원이나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도 대출금리가 1%포인트 인상될 시 고위험가구가 2만5000가구, 부채는 9조2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가계의 원리금 상환액이 늘어날수록 실제 손에 쥐는 돈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3.4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물가수준을 고려한 실질소득은 439만1823원으로 1년 전보다 0.2% 감소했다. 2015년 4.4분기 이후 8분기 연속 감소세다. 그만큼 가계의 소비여력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더딘 고용시장 회복세는 금리인상 충격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10월 취업자 수는 27만9000명 증가하는 데 그쳐 한달 만에 다시 20만명대로 내려앉았고, 청년(15~29세) 실업률은 8.6%로 10월 기준 1999년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았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올라가면 대출금리는 그 이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자동차, 가전 등을 살 때 적용되는 금리도 큰 폭으로 오르는 등 내수에 상당히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원화강세 기조에 기름 부을 수도

기준금리 인상으로 원화가치 상승을 부추기면서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1월 13일 종가 기준 1120원대를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후 급격히 떨어지면서 11월 29일 1070원대로 마감하며 2년7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환율의 수출가격 전가로 기업의 이윤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환율변동이 수출가격에 전가되는 정도를 분석한 결과 환율의 수출가격 전가율의 추정치는 마이너스(-)0.19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이 10%포인트 하락할 경우 수출가격은 1.9%포인트 증가한다는 뜻이다. 나머지 8.1%포인트에 해당되는 부분은 기업의 손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또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달러로 표시된 수출제품 가격이 상승해 수출시장에서 경쟁국 대비 가격경쟁력을 약화시켜 수출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엔화는 달러 대비 가치가 하락하는 반면 원화는 상승하는 추세여서 일본, 중국 등과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올 들어 달러 대비 원화가치 상승률은 9.7%를 나타낸 반면 엔화는 3.5%, 위안화는 4.8%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리인상으로 환율하락 압력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번 금리인상은 시장의 가격변수에 이미 상당부분 반영돼 있다”면서 “산업구조, 교역구조 변화를 감안할 때 환율이 전체 수출 또는 개별기업 가격경쟁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는 과거보다는 분명히 축소됐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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