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남매 화재 참변… 친모 “담배 피우다…기억이 안나”


3남매 화재 참변… 친모 “담배 피우다…기억이 안나”

이혼한 남편과 최근 양육문제로 다퉈…

2월부터 7월까지 6개월간

긴급생활자금 지원 받았던 것으로 확인

화재로 4세 이하 삼남매가 숨진 사건에 대해 경찰이 현장 감식을 벌였지만, 화재원인을 규명할 만한 정황과 증거 등을 발견하지 못했다. 삼남매의 친모는 ‘술에 취해 라면을 끓이려 했다’는 진술을 번복해 ‘담뱃불을 잘못 끈 거 같다’고 진술했다.
31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26분쯤 광주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 A씨(22ㆍ여)의 집에서 불이 나 작은방에 있던 A씨의 자녀 B군(5)과 C군(3), D양(15개월)이 숨졌다.

A씨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집으로 들어온 이후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웠다. 너무 추워서 거실로 갔다”며 “작은방에서 자던 막내가 울어서 달래주다가 잠이 들었다. 불을 붙인 담배를 언제 껐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화재로 팔ㆍ다리에 화상을 입었던 A씨는 앞서 병원으로 이송된 직후 ‘라면을 끓이려고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놓고 잠들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었다.

그러나 2시간 30여분 진행된 감식에서 경찰은 화재원인을 규명할만한 인화성 물질 등 특별한 증거나 정황을 확보하지 못했다. 현장 가스레인지 위에 냄비 등 라면을 끓인 흔적을 발견하지 못한 거다.

경찰은 발화 지점이 부엌이 아닌 작은방으로 추정되는 점, A씨가 최근 이혼한 남편 E씨(22)와 다툰 점 등을 토대로 추궁한 끝에 “술에 취해 기억이 잘 안 났다. 라면을 끓이지 않은 것 같다. 담배를 태웠었다”는 A씨의 진술을 받아냈다. 귀가 후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다 날씨가 추워 거실로 들어와 담배를 피웠는데, 15개월 딸이 칭얼대 작은 방에 들어가 딸을 안고 잠들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담뱃불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기억하지는 못했다.

A씨는 남편 E씨와 2011년부터 동거해 왔으며, 2015년 혼인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 부부는 최근 생활고에 따른 양육 문제로 다퉈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

31일 오전 2시 28분께 광주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4살·2살 남아와 15개월 여아 아이 3명이 숨졌다. 경찰 과학수사대가 화재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에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A씨는 최근 E씨와 이혼했지만 함께 거주하고 있었다. 지역 한 산업단지에서 일하던 A씨가 최근 실직한 뒤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A씨 부부는 올해 1월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했지만 “부양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수급자로 선정되지 않았으며, 2월부터 7월까지 6개월간 긴급생활자금(매달 130여만원)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오전 2시 26분쯤 광주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 11층 주택에서 불이 나 한방에 자고 있던 4세ㆍ2세 남아, 15개월 여아 등 삼 남매가 숨지고 친모는 양팔과 다리에 화상을 입은 채 베란다에서 구조됐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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