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라이벌] ①삼성전자 vs LG전자…TV로 ‘으르렁’·세탁기는 ‘동맹’


[2017 라이벌] ①삼성전자 vs LG전자…TV로 ‘으르렁’·세탁기는 ‘동맹’

2017년 가전업계 ‘라이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 사업에서 그 어느 해보다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삼성전자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번인(Burn-in) 현상은 2017년 TV업계 최대 이슈였다.
양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과 별개로 세탁기 사업은 미국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공동전선을 구축하기도 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양사 가전 사업의 이슈를 되돌아봤다.

◆OLED vs QLED…불붙은 프리미엄 TV 전쟁

글로벌 1,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경쟁은 1월 미국 라스베이것스에서 열린 CES 2017에서 서막을 올렸다. 당시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장은 “QLED TV의 출시로 TV 시장에서 화질 경쟁이 무의미해졌다. (QLED는) OLED와 비교해 엄청난 차이가 난다”며 “QLED가 차세대 TV의 혁명을 이끌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QLED TV가) OLED TV처럼 자체발광 소재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면 비교불가다”라며 “QLED TV는 LCD TV의 한 종류이기 때문에 LCD의 단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고, 색 시야각에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2월에는 LG전자가 특허 당국을 상대로 QLED를 자사 상표로 인정해 달라는 상표권 소송을 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재판부에 “QLED는 디스플레이 업계의 일반명사로 특정 업체에 상표권을 줘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통해 LG전자의 QLED 상표권 등록을 저지한 바 있다. LG전자는 이 소송에서 패소했지만 대법원에 상고하지는 않았다.

양측의 갈등에 기름을 부은 사건은 9월 삼성전자가 유튜브에 ‘QLED 대 OLED, 12시간 화면 잔상 테스트’라는 동영상을 올리면서다. 삼성전자는 LG전자의 OLED TV 패널의 잔상문제를 거론했다. OLED TV를 12시간 사용하니 잔상이 남았지만 삼성전자의 QLED TV는 멀쩡했다는 내용이다.

번인은 TV에 장시간 같은 화면을 켜둘 경우 그 부분의 색상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거나 화면 잔상이 영구적으로 남는 현상이다.

삼성전자는 10월에도 인터넷 블로그 ‘삼성 뉴스룸’을 통해 ‘알아 두면 쓸모 있는 TV 상식, 번인 현상 왜 생기는 걸까’라는 제목의 게시물로 OLED TV의 문제점을 재차 지적했다. OLED TV와 QLED TV, LED TV 등 3종류의 디스플레이에 특정 이미지를 10분간 켜놓은 뒤 잔상을 확인하는 비교 실험 결과를 전하면서 ‘QLED TV는 10점 만점을 받았지만 OLED TV는 5.5점에 그쳤다’는 내용이다.

LG전자 측은 공식 대응은 하지 않았지만 경쟁사를 겨낭한 비방마케팅이 불쾌하다는 반응을 드러낸 바 있다.

반면 삼성전자 QLED TV도 제품 설명서에 번인 가능성이 있다고 고지한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가전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자사 QLED TV는 번인 현상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TV의 번인 현상을 은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양사 갈등은 2018년 열리는 CES를 통해 재점화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QLED TV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그동안 OLED 진영으로부터 지적받은 ‘리얼블랙’을 구현문제를 풀어낸 제품을 소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역시 OLED TV의 번인 문제 개선 가능성을 어느정도 제시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IT조선

◆’세탁기 50% 관세 부과’ 美 정부 상대로 공동대응 나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 시장에서 혈투를 벌이지만 세탁기 사업에서는 ‘동맹’을 맺었다. 2014년 9월 세계가전박람회(IFA)에서 삼성전자가 자사 세탁기 제품을 고의 훼손했다며 조성진 LG전자 부회장(당시 사장)을 상대로 소송을 하는 등 과거 전적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미국무역위원회(ITC)는 11월 21일(현지시각) 삼성전자,LG전자 세탁기의 120만대 초과 수입 물량에 대해 50%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내렸다. 첫 해 50%가 부과되고 2년 차에는 45%, 3년 차에는 40% 관세를 부과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현지 공장의 일자리 창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양사가 미국에 건설 중인 현지 공장 가동에 차질이 생길 수 있고, 자연스레 일자리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이프가드 권고안 발표 후 미국에 건설 중인 공장의 가동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입장도 같이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1월 22일 열린 민,관 대책회의에서 현재 진행 중인 미국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권고안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최종 승인(2018년 2월) 되기 전까지는 대미 투자를 축소하거나 변경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특히 양사는 미국 현지공장이 건설될 사우스캐롤리아니와 테네시주의 주지사나 상원의원을 통해 권고안의 부당성을 알리고, 미 경제계를 설득하는 작업을 진행하며 사실상 한몸이 됐다.

최근 연방 관보에 접수한 이해관계자 의견서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공장이 순차 가동되면 2019년 4분기까지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미국산(삼성,LG 포함) 세탁기의 점유율이 90%를 넘어 세이프가드가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또 세이프가드를 시행할 경우 ITC가 제안한 저율관세할당(TRQ)이 적절하다면서 ITC 위원 4명 중 2명이 권고한 할당 물량 내 수입에 대한 20% 관세는 과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 무역대표부(USTR)는 2018년 1월 3일 공청회를 열어 ITC가 11월 21일 발표한 세이프가드 권고안에 대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청취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적과의 동침’은 새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IT조선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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