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 조각’ 북한 채권 베팅 후끈, 없어서 못 사


‘휴지 조각’ 북한 채권 베팅 후끈, 없어서 못 사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난 12일 치러진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둘러싼 회의론에도 펀드 매니저들 사이에 북한 채권을 매입하려는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북한의 비핵화가 실제로 추진,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소멸하는 한편 북한 경제가 개방될 경우 휴지 조각이나 다름 없는 채권이 수직 상승, 쏠쏠한 수익률을 안겨줄 것이라는 기대다.

실상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는 북한이 발행한 채권의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는 사람만 아는’ 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펀드 매니저들 사이에 두드러진다고 14일(현지시각)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부실 채권 전문 브로커인 런던 소재 엑소틱스 파트너스에 따르면 북한이 발행한 채권 규모는 원금 기준으로 9억달러 규모로 추정되며, 30년 이상 디폴트 상태다.

채권 가격은 액면가 1달러 당 20~30센트로 사실상 휴지 조각이나 다름 없는 평가다. 하지만 북한 채권을 보유 중인 운용사를 물색해 이를 매입하려는 펀드 매니저들이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홍콩의 젠투파트너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운용 자산 7억2000만달러 규모의 헤지펀드 업체인 젠투파트너스는 수소문 끝에 프랑스 은행 BNP 파리바가 과거 북한의 채권 발행에 관여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접촉에 나섰다.

BNP 파리바는 지난 1997년 디폴트가 발생한 북한의 은행권 부채 가운데 절반 가량을 도이체 마르크와 스위스 프랑 표시 채권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증권화 작업에 참여했다.

당시 발행된 채권은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는 상황이 연출될 때마다 투기 거래자들 사이에 뜨거운 인기를 끌었다.

2007년 북한이 미국의 압박을 이기지 못해 핵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는 데 합의했을 때 채권 가격이 36% 치솟은 바 있다.

사상 초유의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고 비핵화를 골자로 한 공동합의문이 발표되자 11년 전과 같은 상황이 재연되는 모습이다.

비핵화에 대한 구체성이 결여돼 있고, 김정은 정권의 핵 포기 의지가 여전히 분명하지 않다는 비판에도 북한의 채권을 찾아나선 투자자들은 한반도 정세 변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아울러 투자 심리 개선에 따른 채권 가격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디폴트 상태의 북한 채권의 유통시장 거래를 금지하는 미국의 대북 제재로 인해 지난 2013년 이후 채권 거래의 통로가 막힌 실정이지만 투기 세력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한편 채권 이외에 북한의 비핵화를 겨냥한 투자 테마는 월가에 뜨거운 감자다. 무비우스 캐피탈 파트너스와 아카디언 애셋 매니지먼트 등 운용사들은 북한이 중장기적으로 상당한 투자 수익률을 제공할 프론티어 마켓이라는 데 이구동성하고 있다.

신흥국 투자로 널리 알려진 모비우스 캐피탈의 마크 모비우스 대표는 북한의 현재 상황이 과거 철의 장막의 붕괴 당시와 흡사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일부 외신은 중국을 필두로 해외 기업들이 북한의 경제 개방 및 성장을 겨냥해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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