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간 한국인, 일본보다 800만명 많다


해외여행 간 한국인, 일본보다 800만명 많다

지난 12월 26일 오후 1시쯤 일본 도쿄 아사쿠사의 쇠고기 튀김 전문점 ‘모토무라 규카쓰’에선 온통 한국말만 들렸다. 전체 8개 좌석을 한국인 여행객이 차지하고 있었다. 한글 메뉴판도 있었다. 김민경(22·대학생)씨는 “여기가 한국인지 일본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2017년 해외로 나간 한국인 관광객 수가 11월까지 2400만명을 돌파, 사상 최초로 연간 2600만명 돌파가 유력하다. 반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여파 등으로 20% 이상 줄어들면서 11월까지 1220만명을 기록했다.

우리 관광산업의 경쟁자인 일본은 정반대다. 방일(訪日) 관광객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넷 중 한 명은 한국인이었다. 한국이 사실상 일본 관광산업을 먹여 살린 셈이다.

◇한국인 둘 중 한 명 해외여행

31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작년 1~11월 해외로 나간 한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18% 늘어난 2409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에 육박했다. 12월을 제외하고도 이미 2016년 ‘연간’ 해외 관광객 수(2238만명)를 가뿐히 넘어선 역대 최고치이다.

전년도 월별 추이를 그대로 대입한 2017년 추정치는 ‘2646만명’이다. 반면 11월까지 한국을 찾은 외국인 수는 2016년 1590만명에서 지난해 1220만명으로 23% 줄었다.

혜택은 일본이 봤다. 방일 외국인 관광객 수는 11월까지 2617만명으로 2016년 연간 기록(2404만명)을 넘어선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이 중 한국인은 646만명이다. 작년 대비 상승 폭은 40.6%로 연간 100만명 이상 일본을 찾는 국가 가운데 단연 최대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로 나간 일본인 관광객은 1642만명으로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은 지난해 국민 2명당 1명꼴로 해외여행을 다녀왔지만, 일본은 7.7명당 1명 수준이었다.

일본 경제 전반이 관광산업 호조의 훈풍(薰風)을 즐기고 있다. 2017년 일본은 상업 지역 땅값(공시지가)이 ‘3대 도시’3.3%, ‘지방 핵심 4시(市)’는 6.9% 올랐다. 국토교통성이 이를 설명하는 공식 발표에서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점포·호텔 수요의 증가’를 핵심 이유로 꼽았다. 관광 명소인 오사카 도톤보리에는 1년 새 10~40%가 오른 상가도 많았다. 일본 면세점 운영 업체 JTC는 아예 한국 주식시장(코스닥) 상장 절차를 밟는 중이다.

◇한·일 관광 인프라 격차 커

이런 차이는 가격 관점에서만 보면 엔저(円低) 현상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이 ‘관광 황금시대’를 누리게 된 배경에는 인프라와 콘텐츠의 질적 차이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본경제연구센터가 최근 개최한 토론회에서는 “엔화 약세는 계기에 불과하다”며 “음식 문화와 역사 자산을 체험하려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이와증권의 노구치 마이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방문 외국인 중) 다시 일본을 찾고 싶다는 비율이 90%를 넘는다”며 “일본을 경험한 사람들이 새로운 일본을 경험하려고 하는 선순환이 생겼다”고 말했다.

한·일 관광 인프라는 지방 비교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기준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78%는 서울로 갔다. 중복 응답이 포함됐지만 어쨌든 갈 만한 곳이 서울 외에 많지 않았다는 뜻이다. 반면 일본은 오사카, 교토, 후쿠오카, 홋카이도 등 여러 지역이 온천, 스키장, 사적지 등 다양한 개성을 앞세워 관광객을 불러모았다.

오익근 계명대 교수는 “일본 정부가 지방 곳곳을 ‘뉴 프런티어’로 개발하고 관광 상품화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도쿄=장상진 기자(jhin@chosun.com);이혜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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