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反이슬람 영상’ 리트윗 후폭풍…폭력시위 우려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슬람 동영상 리트윗(재송신)이 강력한 후폭풍에 휘말렸다.

전통적 우방인 영국과의 관계에 균열이 생기고 이슬람권 국가에 있는 미 대사관은 반미 시위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국내에서는 여당 의원들의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미 국무부는 30일(현지시간) 가뜩이나 치안이 불안한 중동에 있는 미 대사관을 향한 공격이나 시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백악관에 전달했다.

CNN방송은 아직 보고된 사건은 없지만, 아랍권 소재 대사관들이 초긴장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자칫 제2의 ‘벵가지 사태’ 발생을 걱정했다. 2012년 9월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서 무장 시위대가 미국 영사관으로 몰려가 불을 지르고 수류탄 공격을 했다. 미국에서 제작된 ‘순진한 무슬림’이라는 영화가 이슬람을 모독했다는 이유였다. 이 사건으로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리비아 주재 미국대사가 질식해 숨지고 직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국무부 관계자는 CNN 인터뷰에서 “이집트 카이로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인터넷에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게시물이 실제로 시위를 낳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미 정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종교 차별적 행위를 성토했다.

미 공영방송 PBS가 연방 상원의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한 의원 45명 가운데 29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를 비판했다. 이들 중 26명은 민주당 소속이고, 3명은 공화당 의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공화당 의원 11명은 ‘아직 보지 못했다’고 말했고, 3명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PBS는 전했다.

여당인 공화당에서는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과 제프 플레이크(애리조나), 제임스 랭크포드(오클라호마)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중진인 그레이엄 의원은 “아무도 비주류 단체의 콘텐츠를 높이 평가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게다가 우리가 이슬람 동맹국을 필요로 하는 이때, 당장 보내야 할 메시지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랭크포드 의원은 “우리의 적은 모든 이슬람교도가 아니라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테러를 하는 폭력단체”이라며 “일부의 행위를 종교와 집단 전체로 투사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플레이크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를 비판한 기사를 포스팅하면서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영국의 극우정당 ‘브리튼 퍼스트(Britain First)’의 제이다 프랜슨 대표가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 3건을 자신의 계정에 리트윗했다.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동영상은 이슬람교도들이 한 소년을 지붕에서 떨어뜨린 뒤 폭행하는 등 무슬림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파문을 일으켰다.

리트윗 행위는 미·영 관계에 균열을 낳았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례적으로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나한테 집중하지 말고 영국에서 일어나는 파괴적인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행위에 신경 쓰시라”고 반박했다.

영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 계획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유한기자 (han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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