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노트] 팍팍한 가계, 왜 해외에서만 팍팍 쓰나


[투자노트] 팍팍한 가계, 왜 해외에서만 팍팍 쓰나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청와대가 통계를 왜곡해 해석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데, 사실 이건 통계를 만져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뜨끔’할 것이다. 전부는 아닐지라도 대부분 의도를 가지고 통계를 해석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소득 통계’에 비해 덜 주목받고 있지만 ‘소비 통계’ 또한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분기 GDP 성장률은 2.8%다. 2015년 2%대 초반에 머물렀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양호하다. 게다가 지난해 3분기까지는 건설투자가 전체 성장의 절반을 차지했지만, 1분기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기여도가 높아졌다. 1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0.6% 증가했다. 성장의 질이 좋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기획재정부나 한국은행이 “소비가 회복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다.

하지만 한화투자증권 김일구 리서치센터장은 이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소비가 살아나는데 어떻게 음식, 숙박 및 도소매업 취업자 수가 감소할 수 있나”고 되물으며 “소비 통계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GDP에 해외 소비가 포함되고 있으며, 해외 소비’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해외 소비는 5조6000억원, 전체 소비의 3.1%에 이르는데, 이렇게 ‘만져보지도 못한’ 돈 때문에 착시 효과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사를 쓰면 꼭 달리는 댓글이 “경기가 이렇게 안 좋은데, 주가가 오를 수 있느냐”다. 하지만 그럴 수 있다. 우리나라는 수출주도형 국가이기 때문이다. 해외, 국내를 따로 봐야만 한다.

생각해볼 만한 포인트 하나. 그럼 도대체 왜 가계는 국내에서는 소비를 줄이려고 혈안인데, 해외에선 점점 더 많이 소비하고 있을까.

이건 조금 감성적 이해가 필요한 영역 같다. 1년 내내 짠돌이로 살다가 한번 해외에 가서 시원하게 긁으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이 많다. 해외여행을 자주 하지도 못하는데, 기왕 한번 왔으니 해볼 것 다 해보고, 먹을 것 다 먹어보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워라밸’ 열풍이 불면서 2주 휴가를 떠나는 이가 많아졌고, 평소에 가기 힘든 나라로 가는 대신 한번에 다 쓰고 돌아오는 것이다. 그리고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오면, “자 이제 아껴야해”하면서 지갑은 닫힌다.

결국 우리나라 사람이 국내에서 ‘힐링’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건 경제정책의 영역은 아닌 것 같다. 주 52시간 근무 같은 제도만으로는 안된다.

안재만 기자(hoonp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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