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핵과학자, 北에 끌려간 뒤 자살


미국 자유아시아방송

“한국 망명하려다 中 공안에 잡혀… 구금 중 독극물로 목숨 끊어”

탈북했다가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송된 북한 핵융합 과학자가 보위부에 구금 중 독극물로 자살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9일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살한 핵 과학자는 평양시 은정구역 과학2동에 위치한 국가과학원 물리연구소에서 핵융합 분야를 담당한 실장급 간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학자는 지난 11월 4일 중국 선양에서 체포돼 11월 17일 신의주로 송환된 탈북민 일행 가운데 한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은 “(핵 과학자가) 신의주 보위부에 끌려와 독방에 구류된 지 불과 몇 시간도 안 돼 자살했다”며 “조사도 받기 전이라 탈북 동기나 경로 등을 알아내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핵 과학자는 북한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지만 방사능 노출 우려 때문에 탈북을 시도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RFA는 “자살한 과학자가 자신이 진행하는 연구에 대해 불안감을 호소하고 정신불안 증세를 보여 한동안 휴가를 받았다”며 “여행증명서 없이 북·중 국경 부근의 친척 집에 갔다가 사법기관에서 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중국으로 넘어갔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이 과학자의 탈북 시기와 경위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대북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핵 과학자들에게 아파트·식량·고기·식당 이용권 제공 등 많은 특혜를 주고 있지만 이들은 허술한 안전장비에 의지해 방사능을 맞으면서 핵실험을 한다”고 전했다. 그래서 “그곳에서 빠져나오려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과학자 출신의 탈북민 서승규(가명)씨는 “김일성대와 김책공대 핵물리학부는 지원자가 없어 성적이 가장 높은 순위로 강제 배치한다”고 했다.

북한 공안기관 출신 탈북민 김도철(가명)씨는 “2000년대 초반 평성과학원 핵 과학자 2명이 중국으로 탈북해 수배 전단을 뿌리며 잡으러 다닌 적도 있다”고 전했다.

[김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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