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한 해외수주…이란 악재 겹쳐 ‘먹구름’


지지부진한 해외수주…이란 악재 겹쳐 '먹구름'

[머니투데이 박치현 기자] [올해 수주액 132억달러, 유가 회복에도 발주는 ‘미적’… 중동 지역 리스크도 커져]

국제 유가가 70달러선을 회복했지만 이란발 악재로 우리 건설기업들의 해외수주 전선에 먹구름이 일고 있다. 유가 회복이 곧바로 발주로 이어지지 않는데다 미국이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하자 주요시장인 중동의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15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해외건설 신규수주액은 132억달러(지난 13일 기준)로 지난해 동기(123억달러)보다 7% 증가했다. 하지만 수주 상황이 좋았던 2015년(227억달러) 실적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저유가로 재정이 어려워진 중동국가들로부터 발주가 줄어든 후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두바이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2014년 중동에서만 1년 간 310억달러를 수주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146억달러에 그쳤다.

최근엔 국제 유가가 회복돼 두바이유가 배럴당 74달러대까지 상승했지만 수주량은 크게 늘지 않았다. 유가상승이 발주로 이어지기까지 시차가 있고, 수주경쟁에 치중하다 어닝쇼크를 경험한 국내 건설사들이 수익성 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이용광 해외건설협회 사업관리실장은 “당장 유가가 올라도 중동국가들이 충분한 재정을 확보할 때까지 본격적 발주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건설사들이 무리한 수주를 피해 외국업체와 합작공사를 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도 수주 규모 축소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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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유 배럴 당 가격(달러) 변동 추이. /자료=네이버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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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 탈퇴를 선언하면서 중동부문 수주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란은 지난해 국내건설사들의 수주액이 가장 컸던 곳이다.

지난해 3월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33억달러 규모의 ‘KPRC 2단계’사업을 이란에서 수주했고, 같은 달 대림산업도 19억달러에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사업’을 계약했다.

하지만 이란 경제제재 재개로 해당 사업들의 진행이 불투명해졌다. 신규 수주도 막힐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 미국이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 및 개인에게 제재를 가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부활시키면 공사대금을 받을 길이 없다.

다만 지금까지 국내 기업들이 수주한 사업들은 모두 파이낸싱 단계에 머물러있어 즉각적인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2009년에도 이란 제재로 무기한 중지됐던 사업이 아직 재개되지 못했다”며 “유럽국가들이 협정을 유지한다 해도 미국업체가 발주한 사업장이 많아 제재를 무시할 수 없다”고 밀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한국해외인프라 도시개발지원공사(KIND)를 출범시켜 국내건설사의 해외수주를 전방위로 지원하기로 했다. 공사는 사업 발굴부터 개발, 금융지원, 직접투자를 통해 각 사의 사업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납입자본금은 1900억원 규모다.

이 사업관리실장은 “대형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는 시드머니로서 1900억원은 다소 아쉬운 규모”라면서도 “한국의 공기업이 투자함으로써 프로젝트별 신뢰도가 올라가면 직접 투자가 아니더라도 공사 이외의 금융조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박치현 기자 wittg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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