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하와이’ 하이난섬, 제2의 대만구 꿈꾼다


중국 최남단에 있는 하이난(海南)섬은 예전에는 유배지로 활용돼 ‘추방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위험하고 버려진 땅”으로 여겨졌다. 하이난섬이 재평가받기 시작한 건 개혁·개방 정책이 추진된 1970년대 말 이후였다. 1988년 4월 중국 정부는 하이난 섬을 광둥성에서 독립시켜 하이난성(海南省)으로 승격시키고 특별 경제구역으로 지정했다. 이후 하이난성은 중국의 대표적인 휴양 관광지로 자리 잡으면서 ‘중국의 하와이’로 불렸다.

이달로 특별 경제 구역 지정 30주년을 맞은 하이난성은 다시 변화의 시작점에 섰다. 지난 1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하이난성을 중국 특색을 가진 새로운 자유무역항으로 건설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이난성에 추가적인 개혁·개방 조치를 더해 2025년까지 자유무역항 체제의 기본을 갖추고, 2035년에는 홍콩·상하이에 버금가는 성숙한 자유무역항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 하이난성에 의료·서비스·첨단 제조업을 중점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항공우주산업도 집중 육성한다. 서쪽으로는 베트남, 동쪽으로는 필리핀이 있어 남중국해의 군사적 요충지로도 꼽히는 하이난성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본토에서는 금지된 경마·스포츠 도박도 하이난성에는 허용하기로 했다. 얼마 전에는 2030년까지 하이난성 내의 화석연료 차량을 전부 퇴출한다는 후속 계획도 발표됐다.

하이난성의 최종 목적은 제2의 대만구(大灣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린지앙 홍콩 링난대 교수는 “비자 면제 혜택이 대폭 확대되고 여러 나라 화폐가 무리 없이 통용될 정도로 개혁·개방 조치가 이루어진다면 하이난섬이 대만구에도 도전할 만한 자유무역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배준용 특파원(junsam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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