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새는 정부예산]부패정황 드러난 문화정보원, ‘솜방망이’ 처벌로 끝날까?


전체 예산의 32% 일감 몰아준 PCN…이유가?

한국문화정보원의 인사 전횡, 불법파견, 호화 관용차 리스구매 등 각종 부패 정황이 올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드러나면서 문화체육관광부가 특별감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벌써부터 ‘솜방망이 처벌’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15일 국회 교문위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문화정보원은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총 209개, 235억원 규모의 정보화사업을 용역업체들과 계약했다. 이 가운데 PCN이라는 업체는 총 209개 사업 중 17개 사업을 수주했지만, 액수로는 전체 예산의 32%(75억원)에 달했다. 2위 업체가 전체 예산의 5.1%(12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압도적이다. 이 업체는 심지어 문화정보원 내 사무실을 두고 있다.

특히 2018년 예산안에 포함된 18억1800만원 규모의 ‘문화중심 다부처 연계 플랫폼 구축사업’ 역시 PCN이 수주할 것이란 시각이 관련업계에선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문화정보원 측이 규모가 큰 본 예산을 PCN에 주고, 단가책정에 이의제기를 하지 못하도록 입막음 하기 위해 약 5억원에 달하는 ISP수립(사전검토작업)예산을 타업체에 넘겨줬다는 의혹도 있다. 그러나 문화정보원이 수많은 업체들을 두고 유독 PCN에 일감을 몰아준 이유는 아직도 명확하진 않다.

보편적인 의혹이 제기되지만, 이와는 별개로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과 PCN과의 옛 친분관계도 언급된다. 한 의원은 2011년 정암문화예술연구회를 설립, 국고보조금 5억원을 지원받는 과정에서 PCN이 이 연구회에 주소(사무실)를 빌려줬기 때문이다. 또, 문화정보원(당시 문화정보센터) 직원 11명은 회원으로 가입했다. 한 의원은 보조금 중 불용액 4억4000만원은 반납한 상태다. 다만 이번 감사에 현직 교문위원인 한 의원의 입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문화정보원 비위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L부장은 “한선교 의원실에서 보좌관으로 일하는 분이 앞서 문화정보원에서 팀장으로 함께 일을 했다. 그 인연으로 당시 정암문화예술연구회와 사업을 진행하면서 도와준 것”이라며 PCN 발주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L부장이 언급한 한선교 의원실 보좌관은 한 의원과 5촌 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문화정보원이나 PCN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며 “연구회는 오래 전에 끝난 이야기다. 케케묵은 이야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또 문체부의 ‘제 식구 감싸기’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특히 앞선 교문위원 질의에 대한 문화정보원 측 답변이 석연찮은 부분이 많아 강도 높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례로 올해 예산실 파견인력에 대해서도 문화정보원 측은 “기재부 요청에 의한 파견”이라고 서면 답변했지만, 기재부 측은 “문화정보원이 자청해서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화 관용차 리스구매 부분 역시 공식 답변과 달리 해당 차량의 영업사원이 L부장의 지인이었다는 제보도 존재한다.

자신을 퇴사한 한국문화정보원 직원이라고 소개한 한 제보자는 이메일을 통해 “부적절한 방법을 동원해 국가 예산을 좀먹는 상황을 끝내기 위해선 문체부 감사가 아닌 검찰 조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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