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부동산은 애물단지” 生保社 빌딩매각 붐


최근 생명보험사들이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 매각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이 과거만큼 큰 투자 이익을 안겨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 데다, 2021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있어 자본 확충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수익 안 나는 부동산 팔아 IFRS17 대비

생명보험업계 ‘빅3’인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은 1~2년 전부터 서울을 비롯해 전국의 사옥을 팔았다. 대부분 사옥을 판 뒤 임차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현금을 확보했다.

삼성생명은 2016년 1월 부영그룹에 서울 태평로 본사 사옥을 5000억원대에 매각했다. 같은 해에 서울의 수송타워, 동여의도 빌딩을 팔았고, 작년에는 강남메트로빌딩, 역삼빌딩, 미아빌딩, 사당빌딩, 장안빌딩 등 총 3000억원 넘는 규모의 매각을 성사시켰다. 현재 대구 덕산빌딩도 1200억원 수준에서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교보생명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사옥 5곳을 총 644억원 규모에 매각했다. 2016년에 천안 사옥을 팔았고 작년엔 강동, 안양, 성남, 목포 사옥을 매각했다. 현재 수도권과 지방 사옥 11곳도 매각을 추진 중이다.

한화생명도 작년 서울 화곡동 사옥을 373억원에 매각했고, 향후 4개 사옥을 추가로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그 밖에 KDB생명은 용산구 KDB생명타워를 4200억원에 KB자산운용에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라이프생명도 NH-아문디자산운용에 여의도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사옥 1관을 팔기로 하고 절차를 밟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들은 “IFRS17 시행을 앞두고 자본 확충이 시급한 상황에서, 자산 운용 측면에서 매력도가 떨어진 부동산을 굳이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 부채 평가 방식이 기존 원가 기준에서 시가 기준으로 변경된다. 이렇게 되면 과거 고금리 시절 높은 금리로 저축성 보험을 팔아놓은 생보사들의 부채가 급증하게 될 전망이다. 재무 건전성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생보사들이 지금보다 수십조의 자본을 더 확충해야 한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 새 제도하에선 현금화하기 힘든 부동산 자산을 평가할 때 그 가치를 지금보다 더 낮게 평가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IFRS17 도입 후엔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불리해지는데, 높은 유지·관리 비용을 들이면서 저수익 부동산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부동산 매각과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 등으로 IFRS17에 선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생명보험사 RBC 비율 1년 전보다 상승

생명보험사들이 부동산 매각뿐 아니라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본 확충에 나서면서 RBC비율은 1년 전에 비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RBC는 모든 계약자에게 한꺼번에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 보험회사가 이를 위한 자금을 얼마나 충분하게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당국은 이 비율이 100%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감독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생명보험회사 평균 RBC 비율은 267.6%로 집계돼 작년 말 240.6%에 비해 27%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IFRS17 도입 전 사전 테스트를 진행해 취약 보험사에 대해선 자본 확충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RBC(risk-based capital) 비율

모든 보험 계약자에 대한 보험금을 한꺼번에 지급해야 할 경우, 보험사가 이를 위한 자금을 얼마나 충분하게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김민정 기자(mjkim@chosun.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Like it? Share with your friends!

0

Comments 0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게시물 선택
글+이미지
텍스트 에디터 사용가능
이미지
포토, 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