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고르고 페북으로 사고판다, 우린 ’82 피플’


유튜브로 고르고 페북으로 사고판다, 우린 '82 피플'

[新인류 아이젠(iGen)] [하]

빠른 속도로 유행 생겼다 사라져… 소셜미디어로 정보 얻고 구매

아이유 액체괴물 동영상 뜨자 직접 만들어 판매해 수익도

아이젠 키즈, 모바일 기기에 익숙… 장난감 대신 유튜브 보며 놀아

늘 한 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있는 10·20대 ‘아이젠(iGen·아이폰과 제너레이션의 합성어)’이 대학생·사회초년생이 되면서 새로운 소비층으로 등장하고 있다. 아이젠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과 연결돼 있다. 이전 세대보다 유행에 훨씬 민감하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아이젠은 소셜미디어로 다른 사람이 뭘 하는지 늘 들여다보기 때문에 ‘유행의 쏠림’이 극심하다. 전에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게 갑자기 유행이 되는 등 종잡기 힘들다”고 말한다.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는 대로 유행이 빠른 속도로 생겼다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슈 따라 소비, ’82 피플’의 등장

최근 ‘액체 괴물’이라는 장난감이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일종의 ‘장난감 젤리’로, 다양한 색깔의 반고체 상태 물체를 손으로 만지작거려 새로운 모양으로 만들 수 있다. 가수 아이유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액체 괴물을 가지고 노는 영상을 올리면서 20대 사이에서도 유행했다. 그러자 직접 만들어 파는 사람들이 생겼다. 한 고등학생은 “액체 괴물의 성분을 보니 구하기 쉬운 재료들이라 직접 만들어 팔았는데 수익이 많이 났다”고 했다.

이처럼 인기를 끄는 물건들을 직접 만들거나, 수집해 되파는 ‘반짝 상인’들을 ’82 피플’이라고 부른다. ’82 피플’들은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한다. 유튜브 동영상으로 제품을 홍보하고 페이스북으로 상담도 한다. 눈길을 끌 만한 영상을 올리면 사람을 모으는 것은 어렵지 않다.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직접 영상으로 만들어 올린다. 박진수 대학내일20대 연구소장은 “아이젠은 기업의 일반적인 광고 영상보다는 소셜미디어 친구들로부터 얻는 정보를 더 신뢰한다”며 “일반인들이 제품을 사용한 후 적나라하게 평가하는 ‘리뷰’ 형태의 광고 영상에 더 많이 반응한다”고 했다.

일부 기업은 이러한 특성을 활용해 ‘소셜미디어용’ 상품 광고를 제작하기도 한다. 페이스북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한 코팩 제품의 광고 영상은 사용자 콧등의 피지가 코팩에 잔뜩 묻어 나오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 제모 크림 광고 영상은 다리에 털이 수북이 난 남성이 직접 크림을 발라 털을 없애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아이젠 키즈들도 등장

늘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모바일 기기와 친숙한 아이젠이 부모가 되면서 육아 방식도 변하고 있다. ‘아이젠 키즈’는 태어나자마자 부모의 영향으로 각종 스마트 기기를 접하며 자라는 아이들이다. 아이젠 이전 세대 부모들은 ‘아기의 사고 능력이 둔화된다’며 자녀에게 스마트 기기를 쥐여 주는 것에 거부감을 보인다. 하지만 아이젠 부모들은 스마트폰에 영어로 된 애니메이션 영상을 담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등 스마트 기기를 교육 목적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박정은(30)씨는 “두 살 된 딸이 태블릿PC만 보면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내팽개칠 정도로 스마트 기기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의 19개월 아기 엄마 송은영(29)씨는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스마트 기기와 친숙하다 보니 어른처럼 스마트폰을 다룰 줄 안다”고 했다.

아이젠 키즈를 겨냥해 놀이 공간도 바뀌고 있다. 기존 영·유아 전용 키즈 카페는 미끄럼틀, 볼 풀장 등 놀이기구와 블록 등 장난감을 배치했다. 지금은 장난감보다는 인터넷, 스마트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 지난 27일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한 영·유아전용 카페를 찾았다. 카페 바닥에 프로젝터로 영상을 비춰 바닷물이 흐르는 것처럼 꾸몄다. 영상 속 거북이와 물고기들이 카페 바닥을 헤엄쳤다. 돌이 채 안 된 아기 3~4명은 신기한 듯 움직이는 물고기에 손을 갖다 댔다. 카페 내 볼 풀장 옆 벽에는 스크린이 설치돼 있었다. 만화 영상이 나오는 스크린에 공을 던지면 영상 속 동물들이 공에 맞는 것처럼 반응했다. 아이들은 공을 가지고 노는 것보다 화면 속 동물들의 반응에 집중했다.

‘아이젠 키즈’의 구매가 줄면서 전통적인 장난감 산업은 위기를 맞았다. 세계적인 장난감 회사 토이저러스는 지난 9월 파산을 신청했고, 미국 내 100여 개 매장을 폐쇄할 예정이다. 지난 9월 세계적인 장난감 제조업체인 ‘레고’는 올해 상반기 매출 부진으로 연내 전 직원의 8%에 해당하는 1400여 명을 감원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스마트 기기용 아동용 앱을 만드는 기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동요 등 유아용 영상만 나오는 ‘유튜브키즈’는 전 세계 1000만명이 다운로드했다.

☞82피플

소셜미디어상에서 인기를 끄는 물건들을 직접 만들거나 주문해 온라인에서 파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 ‘(물건을) 파는 사람’이라는 뜻의 ‘~팔이’와 영단어 ‘people(사람들)’의 합성어다. 유행이 빨리(82) 변하는 아이템을 파는 사람이라는 뜻도 있다.

[손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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