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은 준척급 FA로…협상 칼자루 쥔 구단은 ‘여유’


시선은 준척급 FA로…협상 칼자루 쥔 구단은 '여유'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대어급 프리에이전트(FA) 선수들이 하나 둘씩 계약을 체결하며 새 둥지를 찾아가고 있다. 이제 시선은 준척급 FA 선수들에게로 쏠린다. 하지만 각 구단은 협상을 서두르지 않는다. 특급 선수와 달리 준척급 선수와 계약에서는 협상의 칼자루를 구단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총 18명의 선수가 FA 승인을 신청했다. 이 중 29일 현재 FA 계약을 체결한 선수는 5명 뿐이다. 가장 먼저 도장을 찍은 문규현과 원소속팀에 잔류한 권오준, 그리고 FA 대어로 분류된 손아섭, 민병헌, 강민호만이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아직도 13명의 선수가 시장에 남아 있다. 이 선수들은 모두 준척급 FA다. 대졸은 8년, 고졸은 9년 동안 프로 무대에서 뛰면서 일정 조건을 충족시켜야 FA 자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20대 FA가 나오기는 쉽지 않다. FA시장에 남아있는 13명도 모두 30대다. 정의윤이 31세로 가장 젊다. 재자격을 얻은 선수 7명(김주찬, 최준석, 손시헌, 이종욱, 박정진, 정근우, 이대형)은 모두 30대 중반의 나이로 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대어급 FA 선수들이 속속들이 계약을 체결하며 남은 FA 선수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협상은 대체로 긴 호흡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구단은 특급 선수가 아닌 이상 FA 선수를 영입하는 데 소극적이다. 김주찬, 정근우, 정의윤, 채태인, 최준석, 손시헌 등은 어디서든 충분히 큰 힘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지만 30대 중반이라는 나이와 영입한 구단에 보상 선수를 내줘야 하는 규정이 영입에 걸림돌이 된다. 베테랑 선수들에게 시장 상황은 냉랭할 수 밖에 없다. 원소속팀에 남길 바라는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협상에서 계약금이나 연봉보다는 계약 기간에 더 큰 비중을 둔다. 안정감을 추구한다. 그러나 구단 입장에서는 현역 생활 막바지에 접어든 선수들에게 긴 계약 기간을 보장해주기엔 부담이 따른다. 양측의 견해 차를 좁히는 데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만 구단 입장에선 급할 것이 없다.

육성과 리빌딩을 강조하는 구단들의 움직임도 FA 협상이 늦어지는 원인 가운데 하나다. 올 겨울은 유독 베테랑에게 추운 계절이 되고 있다. 2차 드래프트와 보류 선수 명단 제출 과정에서 다수의 베테랑 선수가 팀을 옮기거나 방출됐다. 구단들이 체질 개선에 힘쓰고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철저하게 비즈니스 마인드로 접근하는 구단 입장에선 이런 분위기 속에 30대가 넘은 준척급 FA 선수들과 계약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지난 8일부터 FA 협상이 시작됐지만 첫 만남 이후 아직까지도 구단으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한 선수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여러가지 상황이 준척급 FA 선수들의 계약에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시장에 나왔지만 결국 칼자루를 쥐고 있는 구단의 입맛에 맞게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 FA 선수들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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