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살리는 일보다 귀한 일 없어…한국의료 노하우 전할 것”


메디컬 원아시아 2017

“이번에 캄보디아에 와보니 한국 기독교·NGO의 자랑인 헤브론병원과 장기려기념사업회가 참 많이 닮았습니다. 순수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올바른 뜻을 세우고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일, 이보다 고상하고 감사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손봉호 성산 장기려기념사업회 이사장(기아대책·샘물호스피스 이사장)은 지난 8일 헤브론메디컬센터 10주년 기념식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전날 무자비한 학살의 현장인 킬링필드를 둘러봤다는 손 이사장은 “인간이 얼마나 잔인하게 사람을 아프게 하고 죽일 수 있는지를 보며 몸서리를 쳤는데, 이곳에서 아픈 이들을 치료하고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는 분들을 보니 참으로 귀하고 아름답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헤브론병원이 캄보디아에서 국민적 사랑을 받으며 10년간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김우정 센터장을 비롯한 의료진과 선교사들이 환자들을 돌보며 순수하게 헌신한 덕분이라고 손 이사장은 평가했다.

그는 “우리 블루크로스 의료봉사단은 물론 이곳에 와서 봉사하는 분들은 모두 자비를 들여 헌신하고, 더 해줄 것이 없는지 고민한다”며 “그분들이 돈이나 명예를 바라고 한 일이라면 이렇게 오래 이어오지 못했고, 1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많은 분들의 성원을 모을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이사장은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존경하고 따를 수 있는 표상이 있느냐 없느냐에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 그는 “한 사람이 민족정신과 국격을 얼마나 고상하게 끌어올릴 수 있는지는 우리 역사의 여러 위인을 보면 알 수 있다”며 “장기려 박사님의 청빈한 정신과 숭고한 가르침이 지금까지 이어져오면서, 한국을 넘어 이곳 캄보디아에서까지 아름다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을 보라”고 말했다.

현재 3층 건물인 헤브론병원은 건축허가를 받고 4층과 5층 증축 공사에 들어갔다. 내년 말 증축이 완료되면 입원실 병상은 현재 25개에서 75개로 늘어난다. 헤브론병원은 특히 한 층 전체를 호스피스 병동으로 꾸밀 계획을 갖고 있다. 환자의 마지막 순간까지 돌보고, 삶을 평안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국내 최고 호스피스병원으로 꼽히는 샘물호스피스 이사장이기도 한 손 이사장은 헤브론병원에 호스피스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캄보디아에서는 의사를 만나기 어렵기 때문에 이미 손쓸 수 없는 상태가 되어 헤브론을 찾아오는 환자가 많았다고 해요.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집에 가서 맛있는 거 많이 드십시오’라고 돌려보내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던 거죠.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샘물호스피스의 경험을 살려 많이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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