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77개월 만의 금리 인상… 경제 체질 강화 화급하다


한국은행이 어제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1.50%로 0.25%포인트 올렸다. 금리 인상은 2011년 6월 이래 6년5개월 만이다. 작년 6월 이후 지속된 초저금리 시대가 종언을 고했음을 의미한다. 정부와 시장은 금리 인상이 경기 회복세를 제약하거나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이 이미 시장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고 했다.

이번 금리 인상은 1419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에 충격파를 던질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분을 단순 반영할 경우 가계의 대출이자 부담은 2조3000억원 늘어난다. 부채 상환이 어려운 위험가구와 한계가구를 중심으로 금융부실이 생길 소지가 크다. 영세 자영업자들도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게 된다. 이들 취약계층에서 가계부채 폭탄이 터지지 않도록 세밀히 관리해야 한다.

무엇보다 초저금리 시대의 마감이 산업계에 미칠 파장에 유의해야 한다. 금리 인상이 기업 투자 등의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어제 통계청이 내놓은 지난달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주요 경제지표가 ‘트리플 감소’로 돌아선 상황이다. 그간 증가세였던 산업생산은 10월에 1.5 감소했고, 소비(소매판매)와 설비투자도 각각 2.9, 14.4 줄었다. 정부는 9월 지표가 높은 데 따른 기저효과 탓으로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속단해선 안 된다. 저성장, 양극화, 취업난의 늪에 빠진 경제를 생각하면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향후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국내 금리는 더 오를 공산이 크다. 환율 상승과 보호무역 기류 등의 대외적 악재도 만만치 않다. 개방경제인 우리가 외풍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기초체력을 튼튼히 키우는 수밖에 없다. 지속적인 노동개혁과 규제개혁을 통해 경제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낙연 총리는 어제 ‘규제혁파를 위한 현장대화’에서 “대한민국 경제가 몇 개의 장벽에 갇혀버린 형국”이라며 “그걸 뛰어넘어 계속 발전할 것이냐의 여부는 혁신에 성공할 것이냐에 달려있다”고 했다. 정부와 국민은 모두 답을 알고 있다. 남은 것은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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