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4조원 주거 복지도 추가, 청와대에 화수분이라도 있나


정부가 54만 저소득층 가구에 국민 세금으로 월평균 11만원씩 지급하겠다고 한다. 전·월세나 집수리 비용 등으로 쓰라고 주는 돈이다. 연간 7000억원쯤 필요하다. 5년만 계산해도 3조5000억원이다. 정부와 여당이 27일 발표한 120조원짜리 ‘주거 복지 로드맵’에 포함된 내용이다. 공공 임대 65만 가구 등 서민 주택 100만 가구 공급도 들어 있다.

취약 계층을 위한 주거 지원은 필요하고 과거 정부도 모두 해왔다. 그걸 확대해 앞으로 5년간 24조원을 더 쓰겠다고 한다. 여기에 들어갈 돈은 주로 국토교통부가 관리하는 주택도시기금을 헐어서 쓸 작정이라고 한다. 주택을 살 때 의무 매입하는 ‘국민주택채권’과 청약저축예금 등으로 조성되는 기금이다. 현재 70조원쯤 있다. 그동안 여기서 연간 23조원 정도를 주택 복지에 사용해왔는데, 매년 최대 3조~4조원 정도를 더 쓰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5년간 50조원을 투입할 ‘도시 재생 뉴딜’에도 이 기금에서 연간 5조원씩 빼서 쓸 계획이다. 이 두 가지를 합치면 연간 30조원 넘게 헐어 쓰게 된다. 국민주택채권 등으로 기금에 들어오는 돈은 연간 15조원 정도라 지출이 수입보다 연간 15조원 정도 커진다. 5년 뒤면 기금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 정부는 나라가 돈을 버는 일은 하는 것이 거의 없다. 그런데 쓰는 데엔 배포가 너무 커서 ‘몇 조원’ 하는 돈의 크기에 대한 감각이 마비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다. 5년간 30조원이 더 들어가는 ‘문재인 케어’에도 국민이 쌓아놓은 건강보험 적립금 21조원의 절반(10조원)을 집어넣는다. 다음 정부 초반기에 적립금이 거덜 난다.

30년간 300조원 넘게 들어갈 공무원 17만명 채용도 그대로 밀어붙인다고 한다. 청와대에 마술 ‘화수분’이 있을 리 없다. 결국 모두 국민이 세금 내 메워야 하고 그렇게도 못 하는 부분은 나랏빚이 된다. 다음 세대가 감당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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