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 “경호원 1명이 우발 폭행”, 北과 얼마나 다른가


중국 공안 당국이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당시 발생한 한국 기자 집단 폭행과 관련, 경호원 1명을 구속했다고 한국 정부에 알려왔다. 폭행 장면 동영상엔 최소 5~6명이 둘러싸고 주먹으로 가격하고, 넘어진 한국 기자를 발길질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이 기자는 안구가 튀어나오고 코뼈와 안와가 골절됐다. 미각과 후각의 90%를 상실했다. 있을 수 있는 실랑이가 아니라 불구가 돼도 좋다는 집단 린치였다. 그런데 폭력 가담자가 1명뿐이라는 것이다.

중국 측은 폭행을 가해도 상처를 입히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중국 국내법 때문에 발길질을 한 최종 가해자 1명만 구속했다고 설명했다 한다. 중국이 문명국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이 사건은 많은 사람이 보는 가운데 일어났다. 가해자들 얼굴이 선명하게 드러난 동영상도 있다. 의지만 있다면 몇 시간이면 진상 파악이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도 1명을 구속했다고 통보하는 데 2주일이 걸렸다. 그것도 수사 당국의 공식 발표가 아니라 한국 정부 관계자에게 슬쩍 알려주는 식이었다. 그러고선 또 감감무소식이다. 북한이 무도한 짓을 저지르고 보이는 행태와 비슷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번 사건은 이렇게 슬그머니 지나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집단 린치 수십m도 안 되는 곳에 한국 대통령이 있었다. 중국 내 외신기자협회, 국경 없는기자회 같은 국제 언론인 단체들까지 규탄 성명을 내고 후속 조치를 지켜보고 있다. 조사와 처벌·배상은 당연한 일이지만 거기서 끝나서는 안 된다. 중국 정부가 책임지고 사건 조사 결과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해야 한다.

이 사건 처리를 보면 중국이라는 나라가 최소한의 문명국이라고 할 수 있는지,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일원일 수 있는지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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