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 美의 대북 원유공급 중단 요구에 분명히 응답하라


트럼프, 시진핑에 초강력 압박 주문

북한 감싸는 이중적 태도 안 돼

도발 막을 모든 조치 강구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와 관련해 어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갖고 “대북 원유공급을 중단해 달라”고 직접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의 핵 도발 포기와 비핵화를 위해 가용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유엔 회원국의 대북 외교단절과 해상보안 조치 강화 등을 주장했다. 미국은 원유공급 중단과 함께 해상 봉쇄와 자금줄 차단으로 북의 목줄을 확실히 조일 계획이며 재무부의 추가 금융 제재 내용이 곧 공개된다. 군사적 행동에 나서기 직전 상황으로 치닫는 긴박한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병든 강아지”(a sick puppy)라고 조롱했다.

북·미 간 충돌 위험이 커지는 만큼 북의 도발을 저지하기 위한 중국의 역할이 더 긴요해졌다. 북한은 원유 수입과 대외무역의 대부분을 의지하는 중국의 말을 거부하기 어려운 처지다. 중국이 대북 송유관을 잠그면 북이 더 이상 ‘마이웨이’를 고집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 주석은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와 국제사회 핵확산 금지, 동아시아 평화와 안정은 중국의 변하지 않는 목표”라며 “중국은 미국을 포함한 역내 유관 각국과 계속 소통하고 북핵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의 방향으로 함께 발전시켜 나가길 원한다”고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북의 미사일 발사에 우려와 반대를 표하면서도 원유공급 중단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그는 “동시에 유관 각국이 신중히 행동하고 지역 공동체와 함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길 바란다”고 했다. ‘유관 각국이 신중히 행동하고’라는 표현은 이번 미사일 도발에 대한 책임을 미국 등에게도 떠넘기며 무력조치 자제를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무책임하게 양비론을 견지하며 줄타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우하이타오 유엔주재 중국 차석대사는 원유 금수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중국은 그동안 북을 응징하려는 국제사회 공조에 마지못해 동참하거나 이탈하면서 대북 제재의 실효성을 떨어뜨렸다. 중국의 올 상반기 대북 수출액이 작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는 보도가 나온 적도 있다. 북의 잇단 핵·미사일 도발의 빌미를 중국이 줬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미국 요청에 따라 송유관을 잠그는 것이 중국의 책임을 다하는 길이다. 이는 시 주석이 강조한 자국 목표인 동아시아 평화·안정을 수호하는 것이다.

원유공급 중단 카드가 무산되면 미국은 군사적 조치를 취하는 길로 한 발짝 다가설 것이다. 북·미 간 무력충돌이 발생하면 동아시아 평화와 안정은 물거품이 된다. 그런 참상을 원하지 않는다면 중국은 미국의 원유공급 중단 요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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