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풍계리 폐기 때 전문가 참관, 구체적 검증해야” 대북 압박


소식통 “북 핵실험장 이미 파손

복구보다 폐기가 낫다 판단한 것”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조치는 “복구 비용을 들이기보다 차라리 폐기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미국 정부가 분석하고 있다고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이 익명을 전제로 14일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1차 핵실험을 실시했던 만탑산 동쪽의 1번 갱도는 실험 이후 무너져 이미 폐기된 상태였고, 2~6차 핵실험을 진행했던 서쪽의 2번 갱도는 지난해 9월 3일 마지막 핵실험 이후 내부 갱도가 아예 파괴됐다고 한다. 당시 6차 핵실험 규모는 일본 히로시마(廣島)에 떨어졌던 폭탄의 10~20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시설보다 더 큰 두 개의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말했지만, 언급된 두 개의 갱도 중 남쪽의 3번 갱도는 소규모 핵실험용이라 지금처럼 핵기술이 고도화된 북한 상황에선 쓸모가 없고, 4번 갱도는 아예 건설을 시작도 안 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미 정부는 북한이 당초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할 때 전문가그룹을 초청하겠다고 약속했다가 이번에 특정 국가 언론에만 공개하기로 한 데 대해선 “북한으로선 어차피 미국과의 향후 협상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사찰 문제가 나올 것이 뻔한 만큼 그때 사용할 협상카드로 남겨두겠다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 백악관과 국무부는 14일(현지시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외부 전문가들의 참관이 필요하며 구체적인 검증 절차가 병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북한은 풍계리 사찰 문제를 미국과 주고받기식 ‘거래’를 할 때의 카드로 남겨두고 있는 반면 미국은 거래 여지를 차단하며 전문가 사찰을 허용하라고 공세적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당국자는 이날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서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계획을 환영한다면서도 “국제적 전문가들에 의해 사찰이 이뤄지고 완전한 확인 절차가 가능해야 한다”며 그것이 북한 비핵화의 주요 절차라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의 캐니타 애덤스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도 VOA와의 인터뷰에서 “사찰할 수 있고(can be inspected) 완전히 확인할 수 있는 영구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조치가 북한 비핵화에 있어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서울=조진형 기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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