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떠나자, 거제도 내려 앉았다


[[송년기획/일자리로 지는 도시]조선업 불황의 그늘 10년만에 올해 인구 순유출 역전…2015년 플랜트 호황 후유증 일용직 감소로 지역경제 급속침체]

부산과 울산에 이어 경남권 기업도시로 3년 전 최대 호황을 누렸던 거제시의 인구가 올 들어 순감하기 시작했다.

도시 경제를 이끌던 조선업이 급격히 쇠락하면서 일자리가 줄었고, 조선 호황 낙수효과를 누리던 지역 상권까지 무너지자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는 것이다.

28일 거제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도시의 내국인 수는 최근 10년간 지난해까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다가 올 들어 2825명이 순감(11월 누적)하면서 감소세로 역전됐다. 거제시 등록 인구수를 기준으로 조선플랜트 산업이 호황을 누리던 2015년 25만5828명, 2016년 25만7183명까지 늘었던 인구가 올해 25만4358명(△2825)으로 줄어든 것이다.

거제시는 조선플랜트 관련 일용직 근로자 2만여명이 지난 2년간 일감 소진에 따라 도시를 떠났다고 추산하고 있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일용직 근로자는 물론 그를 기반으로 호시절을 누리던 경제인구가 상당수 도시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며 “내년에 그 이후에도 인구감소가 우려되는데 시는 이를 방어하기 위해 관광산업 개발과 민간투자 유치 등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거제와 조선업의 동반 쇠락은 사업체 및 관련 종사자 수로도 확인할 수 있다. 2015년 호황일 때 1만5328개이던 사업체 수는 지난해 1만4905개로 423개 감소했다. 그에 따라 종사자 수도 같은 기간 13만5355명에서 12만2736명으로 1만2619명이나 줄어들었다.

조선업의 불황으로 시에 머물던 외국인 수도 같이 줄었다. 발주사와 관련한 파견인력과 가족, 관련 서비스 산업 종사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간 것이다. 2015년 1만5051명이던 거제시 외국인 수는 지난해 1만4178명으로 873명 가량 감소하더니 올해 11월엔 9469명으로 2년 전에 비해 약 37% 줄었다.

거제시에 사업장을 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수주부진으로 일감이 부족해지고 재무건전성이 악화되자 추가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각각 3만~4만명대였던 정규 및 비정규 관련 인력을 올해 1만명씩 줄였고 내년도 각 5000명 이상의 감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은 2년에 걸쳐 약 7조원의 정부지원을 받았고, 삼성중공업도 2년 연속 조단위 유상증자에 나선 상황이라 다운사이징(사업 규모 감축)이 불가피하다.

조선업과 연동된 거제시의 불황은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동산 거래량은 2015년 활황일 당시에 토지 1만9598건, 아파트 4353건에서 지난해 각각 1만4262건(27%↓), 3222건(26%↓)로 급위축됐다. 일용직 근로자들이 머물던 다세대(원룸) 공실로 지난해 3월 6.6%에서 올해 12월 27.4%로 급증했다.

아파트값은 전국 100을 기준으로 2015년 6월 100에서 지난해 말 87.3으로 떨어졌고 지난달 말 기준으로는 79.9까지 추락했다. 아파트 전세가격 지수도 같은 기간 100에서 80.4로 비슷하게 떨어졌다. 거제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상권 붕괴로

지역 상인과 임대업자, 유흥업 종사자 등이 타지역으로 유출되고 있어 한동안 역전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거제시는 앞으로 2~3년간 조선업의 보릿고개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그동안 누렸던 호황의 거품을 거두고 관광산업 등 3차 서비스 산업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조선사들이 2020년 업황 개선을 예상하고 있어 새 플랜트 산단을 조성하는 작업도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중단하지 않을 입장이다.

기업의 쇠락에 따른 도시 공동화 현상은 지역 경계선을 넘어 전라북도 군산시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올해 이 지역 인구는 27만5300여명(11월 말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2000여명이 감소했다.

지역 경제가 한창 활기를 보이던 2011~2012년엔 인구가 28만명에 달했지만 최근 감소세가 확연하다. 올해 일감부족으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사업장을 잠정 폐쇄하고 한국GM이 생산량을 줄인 여파다.

거제(경남)=박준식 기자 win0479@mt.co.kr, 박치현 기자 wittg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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