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도시 재생 뉴딜’을 교통망 정비 기회로


[발언대] '도시 재생 뉴딜'을 교통망 정비 기회로

문재인 정부는 주요 국정 과제의 하나로 ‘도시 재생 뉴딜’을 발표했다. 산업 구조 변화나 인구 감소로 경제활동이 침체된 500곳을 선정, 5년간 연평균 2조원의 재정과 4조9000억원의 주택도시기금 및 3조원 이상의 공기업 투자를 유도해 활성화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그 첫해 사업을 위해 전국서 신청한 219곳 중 68곳을 최근 선정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우리 동네 살리기’형(型)으로 면적 5만㎡ 미만에 거주민 1000가구 이하인 소규모 저층 주거 밀집 지역이다. 주거 정비 지원형, 일반 근린형, 중심 시가지형 등 중규모급, 그리고 면적 50만㎡에 달하는 대규모 역세권과 산업단지, 항만 등이 포함되는 경제 기반형도 있다.

사업 규모를 막론하고 도시 개발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 도로 등 교통 시설의 현대화이다. 우리나라 도시의 도로는 대부분 일제강점기 ‘도로구조령’에 의해 건설된 전(前)근대적 유형에 가깝다. 즉 1㎞ 간격으로 폭 70m 이상의 ‘광로’를 만들고, 이를 30m 이상의 ‘대로’로 분할하고, 다시 ‘중로’와 ‘소로’로 나누어 격자형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어느 도시건 무모하게 넓은 광로와 대로가 도시를 분할해 통행이 단절되고 중심 지역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또 통학 거리를 배려한 학교 배치 같은 기본적인 사항조차 구현하기 어렵다. 어린이들이 큰길을 건너지 않고는 등교할 수 없는 곳이 수두룩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교통 신호 운영도 전근대적이어서 녹색 시간은 부족한데, 적색 시간은 2분 넘는 경우가 허다해 신호 대기 차량이 긴 행렬을 이루는 폐단이 계속되고 있다.

원래 신도시를 개발하건 구(舊)도시 일부를 재개발하건 지구별 교통량을 예측해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계획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이것이 생략되거나 경시되면서 이 분야 전문가도 거의 육성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이번 도시 재생 사업은 자치단체별로 추진하므로 계획 단계에서 마땅한 전문가를 기용하기가 더욱 어려워 보인다. 중앙 부처가 적극 나서서 선진형 도시교통 체계를 갖춰가는 계기로 만들어 주기 바란다.

[신부용 前 교통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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