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선 도둑에 총 쏴도 정당방위”? 알고보니…


[[the L][Law&Life-정당방위는 면죄부인가 ②] 상대방 생명 침해하지 않는 등 조건 만족해야 ‘정당방위’]

정당방위를 둘러싼 논란은 법과 국민의 감정 사이 괴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일각에선 “누가 때려도 맞고만 있어야 한다”는 자조석인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나라 법원이 정당방위 인정에 인색한데 대한 비판에는 항상 “미국에선 무단침입한 도둑에게 총을 쏴도 정당방위로 인정받는다”는 주장이 따라온다. 해외에선 우리나라에 비해 정당방위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정말 미국에선 도둑이 들면 총을 쏴 죽여도 죄가 되지 않을까? 그 밖에 다른 나라에선 정당방위를 어디까지 인정할까?

정당방위를 폭넓게 인정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역시 정당방위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누군가 집에 들어왔다고 무조건 총을 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주마다 다른 법을 적용하지만 일반적으로 △불법적인 폭력에 저항하기 위한 행위일 때 △합리적인 수준에서 지나치지 않은 수단을 사용했을 때 △상대방의 생명을 침해하지 않는 수준에 그칠 때 등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이런 기준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선 법원이 정당방위를 지나치게 폭넓게 인정한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는다. 미국 법원은 2013년 백인 자율 방범대원이 무장하지 않은 10대 흑인 청소년을 총으로 쏴 죽인 방범대원에 대해 정당방위를 인정, 무죄 판결을 내렸다. 또 2011년 흑인 운전자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백인 경찰 역시 정당방위로 무죄 선고을 받으면서 정당방위를 지나치게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며 정당방위법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은 필요한 정도를 넘어선 물리력을 가해 상대가 사망했다면 합리적인 수준을 넘었다고 판단, 정당방어로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상대방이 숨질 정도로 대응하기 전에 ‘후퇴할 의무’를 지켰는지를 따져 정당방위 여부를 가린다. 오히려 주거침입자에게 집주인이 과격한 폭력을 행사해 재판에 넘겨진 사건에서 집주인의 폭력에 대응해 폭력을 행사한 주거침입자의 정당방위를 인정한 사례도 있다.

독일 역시 정당방위의 요건을 제한적으로 해석한다. 독일 법원은 “폭력적 방어행위를 한 자가 자신의 명예를 손상하지 않으면서 정당한 이익을 지키는 방법으로 공격자를 피할 수 있었던 경우, 사람이 사망할 수 있는 경우 그 폭력적 방위 행위는 건전한 국민관념에 반하므로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일본은 정당방위의 요건으로 ‘어쩔 수 없이 한 행위’일 것을 규정하고 있다. 심각하게 위험한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사람이 죽는 등 중대한 결과가 초래된 경우, 예컨대 맨손으로 공격하는 사람에게 칼과 같은 위험한 물건을 사용해 해친 경우 등에는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머니투데이

그래픽=이지혜 디자이너

박보희 기자 tanbbang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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