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스토리]’잘 키운 숲’ 열 축제 안부럽다


[디지털 스토리]'잘 키운 숲' 열 축제 안부럽다

(보성·나주·화순=연합뉴스) 성연재 기자·서희준 인턴기자 = ‘잘 키운 딸 열 아들 안부럽다’

40여 년 전 가족계획 표어다.

아들을 자꾸 낳으려 하는 당시 세태에서 남아선호사상을 없애자는 뜻으로 만든 구호다. 전국 지자체들의 고민은 하나다.

어찌하면 관광객을 유도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까 하는 것이다.

해마다 겨울마다 열리는 화천 산천어축제와 평창 송어축제는 대표적인 성공케이스다.

그러나 전국 지자체들은 성공적인 축제를 흉내 내기 바쁘다.

별의별 축제들을 다 만든다.

이제는 수도권 지자체도 비슷한 축제를 만들고 물고기를 잡는 짝퉁축제를 제시한다.

진주 남강의 유등축제를 서울시가 베껴서 진주시와 서울시가 신경전을 벌인 적도 있다.

다들 콘텐츠가 부족한 것이다.

반면, 떠들썩한 축제 하나 만들지 않아도 사람들의 발걸음이 줄지은 곳도 있다.

잘 가꾼 숲이 있는 곳이다.

대표적인 곳 가운데 하나는 전남 장성의 축령산 편백 림이다. 강원도 인제의 자작나무 숲길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명품 숲들은 오라고 광고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간다.

◇ 화순에서 만난 ‘치유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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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화순에 마련된 치유의 숲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탐방객들(성연재 기자)

전남 화순 만연산 치유의 숲을 최근 다녀왔다.

오감연결길 옆으로 난 야생 녹차들이 군락 길로 사람들이 북적였다.

초입에 있는 만연산 치유의 숲 센터에서는 라벤더 등 허브를 활용한 향기 치유. 그리고 각종 건강 관련 체크도 가능하다.

직접 산길을 걸기도 하고, 적당한 장소에서는 요가 등을 산림 체조 프로그램도 운영되기도 한다.

경관과 향기, 공기, 피톤치드 등 인간의 오감. 그것을 활용해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한다.

주변에 전남대 의대 암센터도 들어섰다. 오감길을 걷는 사람들 가운데서는 암센터 환자들도 있다고 한다.

숲 이용자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화순군 산림자원과 관계자가 귀띔했다.

월 평균 2만5천380명, 일일 평균 850명이 숲을 찾는다고 한다.

대상별 산림치유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주변 땅값도 덩달아 올랐다. 호수 공원 주변은 3.3㎡당 200만 원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읍 단위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이다.

◇ 알프스 집집마다 꽃 만발…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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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관 바깥에서 화초들이 자리 잡고 있다. (성연재 기자)

화순에 인접한 전라남도의 고도(古都) 전남 나주 금성관을 찾았을 때 이야기다.

나주는 몇 발짝만 가도 아름다운 유적들이 자리 잡고 있는 특별한 도시다.

금성관 앞에서 만난 작은 풀꽃이 눈을 뒤집어쓰고 있다.

이런 작은 꽃들이 없었다면 얼마나 삭막했을까 싶다.

이 작은 화초는 전라남도가 시행하는 ‘숲 속의 전남’ 프로젝트 중 하나로 설치한 것이라 한다.

전라남도는 도심의 작은 곳곳마다 이런 화초를 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작은 마을 숲이 큰 변화를 가져다준다는 판단 때문이다.

전남도는 숲속의 전남 프로젝트의 하나로 매력 있는 경관 숲을 조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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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화초류들이지만 큰 차이를 만든다(성연재 기자)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생활주변의 도시 숲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아름다운 가로수 조성도 같은 이유에서 시작되고 있다.

‘금성관 바깥벽에 기댄 작은 나뭇가지들 위 하얀 눈…’

마치 꽃처럼 보이는 이런 작은 나무들은 삭막한 도심을 아름답게 꾸며준다.

이런 작은 시도처럼 언젠가 우리나라의 도시도 알프스만큼 꽃내음 가득한 도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 “힐링하려면 제암산으로”

전남 보성군 웅치면과 장흥군 장동면에 걸쳐 있는 제암산(807m).

제암산은 원래 국가 소유였다. 그러나 보성군이 최근 군유지와 이 휴양림 부지를 교환하는 ‘빅딜’을 성공하게 해 오늘의 모습을 갖췄다. 보성군은 1991년 제암산 일대 국유지 160㏊를 산림청에서 대부받았다. 5년여간 공사 끝에 1996년 제암산 자연휴양림 문을 열었다.

보성군은 산림청과 국유지 교환을 지속해서 추진했고, 올해 군유지인 야산 240㏊를 산림청에 넘기는 대신 휴양림 부지 160㏊를 넘겨받았다.

일반 야산 240㏊와 편백이 있는 명산 160㏊는 차원이 다른 가치를 갖고 있다.

그러던 이곳은 차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인 지난해 전남 민심탐방차 찾아 트레킹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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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군 제암산자연휴양림의 무장애 데크길이 인기를 끌고 있다.(성연재 기자)

트레킹 코스로 올라가 봤다. 특이한 것은, 트레킹 코스가 잘 만들어진 데크 길이 이어져 있었다는 점이다. 휠체어도 2대가 충분히 교행할 수 넓고 편안했다.

그리하여 ‘무장애 데크길’이란 이름을 얻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충분히 숲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 한국의 슈바르츠 발트 안될까요?

독일의 슈바르츠발트 (Schwarzwald)는 남서부 라인 강 동쪽에 북북동∼남남서 방향으로 뻗어 있는 산맥이다.

슈바르츠(schwarz)는 ‘검은’, 발트(wald)는 ‘숲’이라는 뜻으로 슈바르츠발트는 ‘검은 숲’이라는 의미다.

호수와 온천이 많고, 겨울에는 스키장 등으로 수많은 사람이 찾곤 한다.

우리나라는 이런 곳을 조성할 수 없을까?

전라남도가 그 해답을 제시한다.

전남도는 매력 있는 경관 숲 조성 등을 내용으로 한 ‘숲 속의 전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생활주변 도시 숲을 조성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한 해 두 해에 그칠 천편일률적인 축제에 목매지 말고 제대로 된 숲을 조성하도록 해보자. 잘 키운 숲 하나를 갖는다면 자손만대까지 그 혜택을 볼 수 있다.

이제는 숲 콘텐츠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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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암 발생 4년째 감소…2015년 국가암등록통계 발표(박영석 기자)

국민의 건강을 직접 위협하는 초미세 먼지 등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넘쳐나는 시대다.

우리나라 국민 사망률 1위는 암이다.

남성 5명 중 1명, 여성 3명 중 1명꼴로 암이 발생한다. 국가암등록통계 2015년 조사에서 나온 데이터다.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됐다.

◇ ‘숲 속의 전남’ 프로젝트

전라남도는 숲 속의 전남 10개년 계획을 추진 중이다.

국민의 소득과 여가의 증가로 급증하는 숲 이용자의 수요에 걸맞은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다.

특히 아름다운 경관 조성으로 매력 있는 관광지로 거듭나고자 한다는 목표가 있다.

전남도의 산림면적은 모두 69만5천㏊다. 국유림은 83㏊이며 공유림 31㏊, 사유림이 581㏊로 절대적이다. 73년부터 산림 조림 사업제 치중했으나 단순 녹화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따라 소위 ‘돈이 되는’ 숲을 조림하는 데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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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지역 대부분의 수종이 소나무와 참나무 등으로 단순 녹화에만 치중했음을 보여준다.(전남도 제공)

또한, 경관이 수려한 산을 만드는 것도 거리가 멀었다. 단순 녹화에만 치중한 탓이다.

생활권 숲과 외곽 산림을 연계한 숲 네트워크가 부족했다.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목재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삶의 질을 따지다 보니 녹색 환경에 대한 요구와 숲 체험 등 산림 복지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전남도는 매력 있는 경관 숲, 돈이 되는 소득 숲, 숲의 보전과 활용 등의 추진방향으로 산림가치 30조 원 달성을 목표로 숲 속의 전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의 호응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국가가 하지 못한 정책을 나서서 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있다.

권태원 한국숲유치원협회 상임이사는 “단순한 조림에만 치중했던 과거의 숲 조성 정책에도 변화가 불고 있다”면서 “전남도가 숲 유치원과 숲 치료 등 국민의 니즈에 맞는 고품격의 숲 조성에 나선다는 소식에 기대하고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도가 시행하고 있는 숲 속의 전남 프로젝트가 지역을 한국의 슈바르츠발트로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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