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기류 휩싸인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참여연대 ‘맹공’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인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계획이 난기류에 휩싸였다. 미국의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에 이어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들이 잇따라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국내에
서는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총수 일가에 유리한 분할합병 비율이라며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외국 투자자 뿐 아니라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이 분할합병안에 반대 표를 던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참여연대는 16일 개최한 ‘현대차그룹 출자구조 재편 방안 문제점 진단 토론회’에서 “현대글로비스에게 유리한 합병을 통해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이 높은 총수 일가가 이익을 누리게 되면 그만큼
현대모비스 소액주주들이 손해를 보므로 정확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말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의 핵심 부품 사업을 존속시키고,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참여연대는 수차례에 걸쳐 부당성을 주장해
왔다.

홍순탁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분할 법인 가치가 전체 현대모비스 가치의 40.12%로 파악됐다”면서 “재무재표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재구성해보면 분할 법인은
53.1~57.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큰 괴리를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분할 법인이 현대모비스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존속 법인이 보유한 영업자산 규모가 분할 법인보다 훨씬 큰데도
영업이익률이 0%에 가까울 정도라는 것이다. 따라서 분할법인의 실제 본질 가치보다 저평가시켜 총수 일가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주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내 민간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도 분할 부문의 수익성이 훨씬 높은데 존속 부문의 주가수익비율(PER)이 2배에 달하므로 비율에 문제가 있다며 지난 9일 반대 권고안을 제시한 바 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도 15일 반대 의결을 권고했다. ISS는 “거래 조건이 한국 법을 완전히 준수하고는 있지만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불리해 보인다”고 했으며, 글래
스루이스는 “가치평가가 불충분하게 이뤄졌다”는 입장을 보였다.

오는 29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외국 투자자들이 대거 반대 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국민연금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자문사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찬성 표를 던졌고
이후 ‘국정농단
외압’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이번에는 ISS를 비롯한 자문사들의 의견을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 대표적 자문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
원도 이날 중으로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에게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국내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삼성물산 합병의 경우 삼성물산 주가가 낮고 제일모직 주가가 높을 때 합병이 추진돼 대주주에게 유리했으나 현대모비스의 경우 그렇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지배
구조원이 찬성 의견을 낼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와 해외 자문사들의 견해가 갈릴 수도 있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ISS가 해외 자문사로서 순환출자와 일감 몰아주기 규제, 자본시장법 등 국내 법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의견을 제시했다”며 “이번 개편안이 모비스 주주에게 불리하다고 주장했지만 정반대로 이번 개편안으로 모비스 주주는 이익이 될 것이 확실시된다”는 입장을 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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