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한의 골든크로스] 6월 초여름 사자의 포효가 시작됐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6월 초여름 사자의 포효가 시작됐다

잠시 잊었던 여름의 강자가 되돌아온다. 매미가 울기 시작하면 달라졌던 삼성 라이온즈가 왕조 재건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시즌 초 최하위에 허덕인 시기와 비교하면 완전히 달라진 삼성이다. 6월의 시작도 상쾌하다.

[엠스플뉴스]

6월이다. 어느덧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초여름이 찾아왔다. 공교롭게도 사자의 포효도 시작됐다. 매미가 울기 시작하면 힘을 내는 삼성 라이온즈의 계절이 오랜만에 찾아온 셈이다.

삼성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건 분명한 사실이다. 최근 5연승을 달린 삼성은 시즌 28승 31패로 리그 6위까지 뛰어올랐다. 가을 야구 마지노선인 5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 차도 불과 1경기다. 시즌 초반 최하위에서 계속 허덕인 순간을 생각하면 6월의 삼성은 한 마디로 ‘환골탈태(換骨奪胎)’다.

5월을 기점으로 삼성은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개막부터 4월 30일까지 승률 0.272(11승 20패)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던 삼성은 5월 1일부터 6월 3일까지 승률 0.607(17승 11패)로 정상궤도에 올랐다. 불균형했던 투·타 밸런스가 맞아 들어가면서 삼성의 숨겨진 저력이 나오는 분위기다.

외국인 잔혹사 끝낼 삼성, 아기 사자 성장에도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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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2군으로 내려간 베테랑 투수 윤성환의 부진에도 신인 좌완 투수 최채흥의 활약상에 웃을 수 있었다(사진=삼성)

먼저 마운드 위에선 외국인 투수 리살베르토 보니야와 팀 아델만이 안정세를 찾았다. 5월 이후 보니야(5G 2승 평균자책 2.73 QS 4번)와 아델만(6G 2승 1패 평균자책 3.21 QS 3번)의 등판 성적은 시즌 전 기대치를 충족하게 하는 숫자다.

최근 2년간 겪은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떠올린다면 두 투수의 반등은 그 무엇보다도 반가운 소식이다. 시즌 초반 이들의 동반 부진에도 삼성 김한수 감독이 보여준 굳건한 믿음도 빛났다. 특히 보니야의 경우엔 다음 시즌 재계약에 대한 청신호도 구단 내부에서 벌써 들린다.

두 외국인 투수가 중심을 잡아주면서 ‘아기 사자’들도 씩씩하게 공을 던진다. 먼저 지난해 삼성의 1차 우선지명 주인공인 좌완 투수 최채흥이 6월 2일 프로 데뷔승을 달성하는 쾌투를 펼쳤다. 최채흥은 2일 마산 NC 다이노스전에서 5이닝 4피안타(2홈런) 3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땄다. 프로 데뷔전 승리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지난해 2차 지명 1라운드 우완 투수 양창섭도 쇄골 통증과 발목 부상에서 회복해 곧 1군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불펜에선 최충연이 ‘믿을 맨’으로 떠올랐다. 최충연은 올 시즌 30경기(35이닝)에 등판해 1승 3패 7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 3.09로 연결고리 역할을 제대로 소화 중이다. 심창민(29G 4승 4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 2.94)과 함께 필승조를 맡은 최충연은 최근 상황에 따라 번갈아 가면서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하고 있다. 앞문과 뒷문이 동시에 안정화되면서 삼성의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

‘완전체’ 방망이까지 터지는 삼성, 여름 강자 면모 되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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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80억 거포 포수의 맛을 드디어 느끼는 삼성이다(사진=엠스플뉴스)

마운드뿐만 아니라 방망이도 상승세다. 부상자들의 연이은 복귀로 완전체 타선을 가동하기 시작한 까닭이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외야수 구자욱(허리)과 내야수 김상수(발목)가 내·외야의 중심축을 맡아준다. 특히 구자욱은 5월 이후 타율 0.390(77타수 30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는 상황이다. 시즌 초반 부진으로 2군을 두 차례 다녀온 외야수 박한이도 5월 4일 1군 복귀 뒤 타율 0.325(77타수 25안타)로 베테랑의 관록을 보여주고 있다.

“그간 많은 경험을 해봤지만, 지금이 전반기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다. 여기서 치고 올라가면 중위권 싸움에 합류하고, 더 흐름을 타면 상위권까지 올라갈 수 있다. (선수들이) 더 악을 써야 치고 올라간다. 한 번이라도 위에 올라가야 젊은 선수들이 위에서 노는 맛을 알 거다(웃음). 그러면 내려오기 싫은 마음이 저절로 든다.” 5월 말 팀 상승세를 바라보며 내뱉은 박한이의 말이다.

박한이의 바람대로 삼성은 좋은 흐름을 타고 6위까지 올라섰다. 5월 팀 내 최다 타점(21타점)으로 시동을 건 포수 강민호의 불방망이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대표팀 선발을 노리는 외야수 박해민의 분전(5월 타율 0.330)도 돋보였다.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한 다린 러프(5월 타율 0.326·19타점)와 이원석(5월 타율 0.300·17타점)의 활약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이처럼 팀 타선 전체의 톱니바퀴가 서서히 맞물리는 분위기다.

이제 삼성이 2010년대 왕조 시절 보여준 여름 강자의 면모를 다시 보여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한 삼성은 해마다 여름(6월~8월)에 높은 승률을 기록하면서 정상의 위치에 올랐다. ‘매미가 울기 시작하면 삼성이 올라간다’라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던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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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부터 2017년까지 삼성의 여름 성적표. 순위는 6월~8월의 성적 기준(표=엠스플뉴스)

하지만, 왕조가 무너진 2016년부터 삼성은 여름에도 더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2년 연속 최하위라는 성적표에 여름 강자 삼성의 냄새가 희미해져 갔다. 올 시즌엔 다시 그 명성을 되찾아야 할 삼성이다. 다행히 6월 초여름의 출발이 좋았다. NC와의 원정 3연전에서 모두 승리한 삼성은 6월을 3승으로 기분 좋게 시작했다. 오랜만에 들리는 초여름 사자의 포효에 삼성 팬들의 설렘도 커지는 분위기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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