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MBC·KBS 파업으로 타파해야 할 ‘방송 적폐’


[기고]MBC·KBS 파업으로 타파해야 할 ‘방송 적폐’

MBC와 KBS는 국민의 자산이다. 이는 두 방송의 정체가 공영방송임을 말해준다.
국민의 자산이 특정인의 방송일 수 없기 때문이다. 공영방송은 노사합의, 단체협약, 사규와 같은 공영적인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어야 하며 이 같은 시스템은 헌법, 법령과 같은 더 큰 공영시스템의 범주 안에 있다.

공영방송 MBC와 KBS의 주된 임무는 공정보도이다. 공정보도는 사실을 사실대로 방송하는 것이다. 여기서 사실은 편집된 사실이다. 편집은 정보의 우선순위와 전달방식을 정하는 것이다. 공영방송은 편집권 독립을 필수조건으로 보장한다. 하지만 편집권은 감시를 받는다.

공영방송이 무너졌다는 것은 표면적으로 공정보도를 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고 내부적으로 편집권이 독립하지도, 감시받지도 않고 특정인의 독단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정인의 독단은 조직 내 일부 하수인의 뒷받침, 적지 않은 구성원의 침묵이 있어야 가능하다. 하수인들은 대체로 공영시스템에서는 빛을 볼 수 없는 비주류와 외연이 비슷하고 공영성을 포기한 대가로 얻는 것은 개인적인 이익이다.

개인적인 이익의 형태는 평소 멀게 보였던 쥐꼬리 권력과 업무추진비나 리베이트 같은 서푼짜리 잔돈이다.

공영성은 국가공동체의 본성이기도 하다. 권력자가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한다면 공영시스템을 국민 모르게 훼손해야 하며 따라서 공영방송도 훼손해야 한다.

공영방송을 훼손하는 방법은 ‘예스맨’을 수장으로 앉히는 것이다. 예스맨의 조건은 시기심, 막판역전을 위한 권력 지향성이다. 그렇게 수장을 앉히면 방송은 하수인들이 들끓고 다수가 침묵하며 공영방송주의자들이 해고되거나 전보되는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가치관의 혼란으로 침묵은 밀고나 변절, 부역으로 발전하거나 좌절이나 포기의 심연으로 떨어지거나 기약 없는 기다림으로 고착화된다. 구성원 간 대화는 송곳이 된다.

공영방송이 무너졌다는 것은 국가공영성을 받쳐주는 언론이 제 기능을 상실했음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방송공동체 내부도 무너졌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든 지역의 공영방송이 동일하다. 화제의 다큐멘터리 영화 <공범자들>에서 최고 권력자부터 예스맨, 하수인까지 공영방송을 무너뜨린 자들의 비극적인 민낯을 희극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MBC와 KBS는 본성이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적당한 시기가 오거나 계기만 생기면 공영성을 회복하려는 자기 동력을 가지고 있다. 젊은 방송인들에게 이식되었던 언론자유의 DNA는 재가동할 수밖에 없다. 최근 그 DNA를 깨어나게 한 것은 거대한 촛불과 공영방송을 위한 굴복하지 않는 의지이다.

MBC, KBS 파업(罷業)은 불공정 보도행위를 파(罷)하는 것이다. 국정농단사건 외면 행위를 파하는 것이다. ‘세월호 승객 전원 구조’와 같은 오보를 파하는 것이다. 권력의 방송 개입, 특정인의 독단, 하수인들의 사익 추구, 불의에 대한 침묵을 파하는 것이다.

MBC, KBS 파업 행위의 일차 목표는 대주주격인 방송문화진흥회와 KBS이사회 이사들 가운데 ‘공범자들’을 교체하는 것이다. ‘공범자들’은 공영방송 대주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따라서 국민은 이들을 경질할 권리가 있다.

이사회가 새로워진다면 MBC와 KBS 사장 등 임원을 새로 선임해야 하는데 현 임원들이 스스로 나가지 않으면 해임시켜야 한다. MBC가 대주주인 지역MBC의 새 임원 선임은 시간의 문제이다. 그러고 나서 모든 지역에서 방송을 사익의 도구로 활용한 작은 적폐들로부터 방송 실무 권한을 박탈해야 한다. 이 모든 방송적폐 청산은 공영시스템, 즉 법에 따라 추진해야 한다.

이 같은 청산작업이 성공하면 공영방송은 비판적 언론으로 거듭날 수 있고 한국 사회 개혁을 위해 힘찬 일보를 내디딜 수 있다. MBC와 KBS 파업은 궁극적으로 불공정을 파(罷)하고 국가공영성을 재건하는 업(業)에 맞춰져 있다.

연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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