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돌고 돌아 더블스타로…법정관리가 낫다는 노조, 양보 없다는 채권단


금호타이어 돌고 돌아 더블스타로...법정관리가 낫다는 노조, 양보 없다는 채권단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을 발표하면서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입장이다. 풍문으로 돌던 더블스타와의 매각 협상을 공식화했고, 자구안 이행을 위한 양해각서(M0U) 체결을 3월 말까지 마무리하라고 노사를 압박하고 있다.

반대로 노조는 “중국업체인 더블스타로 매각은 있을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오는 9일 부분파업에 이어 15일에는 총파업 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인수 주체인 더블스타 역시 금호타이어(073240)가 탐나는 매물이지만, 현재 상황이 부담스럽다. 더블스타는 노조가 해외 매각에 계속 반대한다면 금호타이어 인수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채권단과 금호타이어 노조, 더블스타의 현재 상황을 정리해봤다.

◇채권단 “해외매각 이외에는 답이 없다”

금호타이어는 채권단에 2조4000억원의 빚을 지고 있다. 최근 3년(2015~2017년) 누적 적자만 1940억원이다. 임금 상승률도 연평균 13%를 넘는다.

적자가 계속되자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노사에 자구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현재 상태로는 금호타이어 정상화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추후 다른회사로 매각을 위해서라도 임금 삭감, 복지 축소, 생산성 향상 등 회사의 체질 변화는 필수적이다. 노조는 자구안을 마련해 갔지만 채권단이 ‘고통 분담’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수용을 보류했다.

채권단은 또 금호타이어를 해외에 매각하는 방법 말고는 회생시킬 뾰족한 방안이 없다고 강조한다. 채권단이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을 통해 금호타이어를 살리려면 기존 대출금을 자본금으로 전환하고 대규모 신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하지만 1조5000억~1조8500억원을 금호타이어에 넣더라도 정상화가 어렵다고 채권단은 보고 있다.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 매각을 결정한 것은 금호타이어 존속가치는 4600억원에 불과하지만, 청산가치가 존속 가치의 2배가 넘는 1조원에 이른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또 국내 매각이 가장 좋지만, 살만한 국내 기업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한때 SK그룹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감자를 요구하면서 논의가 지속되지 못했다.

적자를 지속하는 중국사업도 골치다. 금호타이어는 1994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줄곧 점유율 1위를 달리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11년 중국 CCTV의 고발 프로그램이 ‘제품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방송을 한 이후 계속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를 중국업체인 더블스타에 팔려는 이유도 중국 업체에 팔아야 중국 사업을 정상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산은 “금호타이어 노사가 합의를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법정관리를 포함한) 회생 절차 개시 등 파국으로 진행될 수 있다”면서 “파국 상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금호타이어 노조에 있다”고 했다.

◇ 노조 “중국 기업 매각은 먹튀 수순…구조조정 이어질 것”

노조는 쌍용차를 인수한 중국 상하이차가 그랬던 것처럼 더블스타도 빼먹을 것을 빼먹은 뒤 한국 시장을 떠날 것으로 보고 있다. 더블스타 이번에 인수 의향을 표명하며 노조에 ‘3년 고용 보장과 최대 주주 지위 5년 유지’를 약속했다.

지난해 인수 추진시 제시한 2년 고용 보장보다 1년을 더 늘린 것이다. 다만 노조는 더블스타의 이 말이 5년 뒤에는 다시 재매각을 할 수 있다는 말과 다름없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노조는 “회사가 더블스타로 넘어가는 대신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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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매출 규모가 금호타이어의 5분의 1 수준인 더블스타가 과도한 대출을 일으켜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인수 후 빚 감당이 안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해 칭다오시 소유의 투자 회사 등 5개사로 구성된 ‘더블스타 컨소시엄’을 구성해 총 2230억원을 출자했다.

인수 대금 9550억원 중 나머지 부족한 7200억여원은 중국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약속받고, 그 확약서를 채권단에 제출했다. 7000억원대 대출을 받을 경우 금리를 연 3%만 쳐도 이자는 연 210억원이다.

결국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알짜 자산 매각을 통해 빚을 갚고 이후에는 재매각 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게 노조의 판단이다. 금호타이어 한 직원은 “더블스타에 매각되면 3년 후 인력 구조조정은 당연한 수순 아니냐”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현재 “채권단이 광주 지역 경제를 제2의 GM 사태, 쌍용차 사태로 만드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강경 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 더블스타, 금호타이어는 매력적인 매물

타이어업계에서는 지난해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철회한 이유에 대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회장와의 상표권 분쟁과 인수가격 때문만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한·중 관계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문제가 불거지자, 더블스타가 중국 정부의 눈치봐 인수를 철회했다는 것이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불과 1년 만에 인수에 나선 것을 보면 더블스타 입장에서는 금호타이어가 매우 매력적인 매물”이라며 “어떻게든 손에 넣고 싶은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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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더블스타는 광산업 전용 타이어, 도심 대중교통 버스용 타이어, 중장거리 버스 타이어, 소방 차량용 타이어 등 상용차용 타이어를 주로 생산하는 업체다. 2015년 매출액 기준으로 중국 타이어 업계 순위는 11위에 그치고 있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승용차 타이어 부문 진출을 노리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874개 독자기술력과 50여건의 글로벌 특허권을 갖고 있어 더블스타가 글로벌 승용차 타이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

현재 중국 타이어업계는 글로벌 타이어회사를 인수하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세계 5위인 이탈리아의 피렐리 타이어는 2015년 중국 국영 화학업체인 켐차이나에 인수됐다. 금호타이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중국의 더블스타도 화칭그룹·둥펑(東風)타이어 등을 인수하며 단숨에 중국 5대 트럭·버스용 타이어 생산업체로 부상했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국내 공장은 현대·기아차 등 주요 자동차 업체에, 더블스타는 유럽과 중앙아프리카 등 금호타이어가 진출하지 못한 지역을 공략하는 것이 목표다. 또 금호타이어의 미국공장과 브랜드를 활용해 미국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다만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중국업체라는 이미지 때문에 현대차 등 국내외 완성차업체에 신차용타이어(OE) 공급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김참 기자(pumpkin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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