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무도②] ‘무한도전’ TV 유니버스가 실현될까…김태호 PD의 빅피처


[굿바이 무도②] '무한도전' TV 유니버스가 실현될까…김태호 PD의 빅피처

김태호 PD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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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무한도전’이 돌아오게 된다면 마블 세계관 같은 그런 시스템이 되지 않을까 싶다.”

MBC ‘무한도전’의 13년 만의 종영이 꼭 슬픈 것만은 아니었다. 13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매주 토요일 저녁, 주말 안방에 웃음과 감동을 주던 국민 예능의 빈자리를 무엇으로 채울지 벌써부터 고민이 깊지만 더 나은 ‘무한도전’과 재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다.

김태호 PD는 ‘
무한도전‘의 종영을 하루 앞둔 지난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종영 소감과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무한도전’이 13년 만에 종영을 결정하게 된 이유부터 시즌2 가능성 그리고 타사 이적설 등에 대해 속시원하게 밝히는 것으로 그간의 궁금증을 모두 해소했다.

시즌2의 시기, 방식, 구성 등 세부 사항은 아무 것도 구체화된 것은 없지만 분명한 것은 김태호 PD와 멤버들 모두 진심으로 다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는 사실이다. 김태호 PD는 현재로서는 향후 계획을 규정짓지 않고 모든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프로그램을 구상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고백했다. 다만 ‘무한도전’이 돌아오게 된다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같은 시스템을 적용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혀 더 나은 ‘무한도전’을 기대하게 했다.

‘무한도전’ TV 유니버스가 실현되는 날이 올까. ‘무한도전’은 형식의 제한이 없는 자유로운 콘셉트와 카메라 밖의 모습까지 담아내는 리얼 버라이어티 장르로 이미 국내 예능계에 한 획을 그었다. 스스로가 한계 없는 속성을 지닌 탓에 ‘무한도전’은 매번 ‘무한도전’을 넘어야 하는 태생적 고민이 있었지만, 김태호 PD가 언급한 ‘무한도전’의 세계관 확장은 ‘무한도전’이 ‘무한도전’을 넘을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하기도 했다. 분명 더 기발하고 흥미로워질 새로운 ‘무한도전’을 기다리는 시간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이유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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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김태호 PD와의 일문일답이다.

◆ ‘무한도전’ 종영

Q. ‘무한도전’ 종방연을 마친 소감은.

A. 종방연은 잘 마쳤다. 13년이 가늠이 안 된다. 계산해보니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합친 기간 보다 긴 시간이더라. 그렇게 생각해 보니까 엄청나게 긴 시간을 ‘무한도전’에 몸 담고 일했다는 생각이 든다. 저는 절에 다녀와서 그런지 담담하게 이별을 했다. 저는 안 울었는데 멤버들은 눈물도 많이 흘렸다. 멤버들한테는 목요일 MBC 출근한다는 게 하루 세끼 식사하는 버릇과 같을 거다. 농담처럼 다움주에 MBC 돌다가 마주치지 말자고 했다. 당분간은 정기적으로 등산이라도 할까 그런 얘기도 나눴다. 아직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고 서서히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Q. ‘무한도전’이 종영하는 소감은.

A. 아직도 스스로 잘했다는 생각 보다 그때 그 판단을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다른 선택을 했으면 ‘무한도전’은 어땠을까 하는 후회나 아쉬움이 남는다. 시즌제라는 말도 좋지만 종영이라는 표현이 쓰이는 것이 마음이 아팠다. 13년동안 잘했다기 보다 부족함을 느낄 때가 더 많았다. 더 좋은 PD가 맡았으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싶었고 왜 이 안에서만 맴돌까. 캐릭터나 이야기가 더 뻗어나가면 좋을텐데라는 생각도 많이 했다.

Q. ‘무한도전’ 종영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A. ‘무한도전’이 처음에 시작할 때는 정해진 게 없고 기존 방송 화법을 봤을 때 ‘부적합하다’라고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려오다가 한국에서 가장 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되면서 시작과 달리 지켜야 할 룰도 생겼다. 지난 2008년부터 범주, 혹은 카테고리라고 할 만한 게 생기면서 지난 2010년 넘어오면서부터는 더 큰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시즌제 얘기는 2008년도에도 얘기를 했었다. 제가 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시청자분들께 만족감 높은, 고생한 보람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시청자들도 보다 ‘무한도전’에 익숙해지면서 신선도를 찾아내는 걸 동시에 병행하기 쉽지 않고 보완도 어떻게 할까 고민도 많았다. 또 멤버들과 13년간 함께 하다 보니가 가족처럼 알고 있는 정보들, 성향이 많다 보니 초반에 비해 좌충우돌이 적어졌고, 보지 못했던 모습을 발견하는 기회가 줄어들었다. 그래서 저란 사람 때문에 스토리가 뻗어가지 못하나 싶기도 했다. 멤버들은 제게 계속 같이 하자 했는데 저로서는 휴식이 중요해서 종영을 결심했다기 보다 ‘무한도전’을 놓고 고민했었던 상황이었다.

Q. 어떤 과정을 거쳐 ‘무한도전’ 종영이 결정됐나.

A. 올해 초부터 회사에 ‘무한도전’을 어떻게 할까 고민을 던졌기 때문에 향후 방향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저는 제 자신보다 ‘무한도전’을 주어로 놓고 질문을 던졌었다. 이렇게 멈추게 된 것도 ‘내가 쉬어야지’가 시작이 아니었고 ‘무한도전’을 어떻게 하면 좀 더 좋게 만들어갈 수 있을까에 대한 답으로 이렇게 결정된 것 같다. 새로 부임하신 사장님, 예능 본부장님께도 이런 사항을 말씀드렸고 시스템적으로 더 좋은 환경에서 제작된다면 좋을 거라했었다. 이런 사항들을 얘기하면서 봄 개편 쯤 이런 시간, 계기를 맞이하면 어떨까 얘기했었다. 1월달에 구체적으로 본부장님이 사장님과 얘기하셨다. 회사 입장에서는 계속 가야 하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최행호 PD를 후임으로 선정하는 과정이 1월까지 진행됐고 최행호 PD가 맡을 것 같다는 말을 멤버들에게 전했다. 유재석씨는 13년간 프로그램의 중심이었던 가장 중요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고민을 함께 했다. 유재석씨가 ‘너가 현장에서 ‘무한도전’ 일을 안 하면 나도 같이 끝내는 게 맞지 않겠냐’는 의사를 전달했다. 회사에선 원하지 않는 결말이었기 때문에 2월까지 계속 얘기를 나누게 됐다. 2월에 진행됐던 저와 회사의 결정, 유재석씨의 결정이 수렴돼 마지막을 준비하게 됐다. 종방연에서 멤버들도 갑작스럽다는 표현을 썼고 시청자 분들께도 갑작스러울 수 있는데 저희로서는 ‘벌써’라는 생각이 들 만큼 13년이 빨리 흘러갔다. 저희가 문제가 있어서, 외적으로 갈등이 있어서 멈추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모습으로 방송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싶었고 1등 예능도 좋지만 한 회 한 회 스페셜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송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일단 종영 인사를 드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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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도전’ 시즌2

Q. 시즌2로 돌아오는 것인가.

A. 다시 돌아올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돌아오려면 총알이 많이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그래서 멤버들과 고민도 많이 했다. 멤버들이 갖고 있는 예능에 대한 세계관이 조금씩 다 다르다. ‘무한도전’이 지난 2005년부터 해오면서 만난 큰 예능의 바다가 있다. 2007년엔 오디션이, 2014년부터는 관찰 예능 붐이 일며 어떻게 헤쳐나갈까 고민했었다. 최근엔 눈에 들어오게 재미있는 예능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에게 한번에 ‘우리 이런거 합니다’ 주의를 환기시킬만한 고민은 어제 저녁에도 계속했다. 그런 것들에 대한 답을 찾으면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 가을 개편에 돌아온다는 약속을 했는데 정작 우리가 준비가 안돼 실망감을 드릴 수 있어서 자신있게 말씀을 못 드리는거다.

이후에 ‘무한도전2’로 돌아오겠다고 정해져 있다면 지금 멈출 이유가 없다. 모든 게 확실하지 않아서 지금과 같은 시간을 갖고 싶은 거다. 파업 때문에 쉴 때도 ‘무한도전’으로 돌아온다고 하니까 구체적으로 돌아오기가 너무 힘들었다. ‘무한도전’이라는 틀로만 생각하니 한계가 있었고 준비하는 시간이 너무 힘들었다. 스스로에게나마 그 틀을 벗겨 놓고 싶어서 ‘무한도전’이다, 아니다라는 것 없이 생각을 자유롭게 하고 싶다. 제 안에 내재돼 있던 인문학적 소양과 스토리텔링을 소위 말해 탈탈 털었다. 현재 비워져 있는 느낌이라 그걸 채우고 싶은 마음이다. 이걸 채운 다음에 일주일에 하나씩 기획안도 만들어볼까 했는데 그것도 섣부른 생각 같기도 했다. 취합하고 나누고 분류하다 보면 ‘무한도전’이 될 수도 있고 혹은 ‘무한도전’이 다루지 않았던 관찰 예능이 될 수도 있는 거다. 아니면 전혀 다른 장르가 될 수도 있고 다른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싶다. 정해놓은 건 없지만 MBC에서 이걸 해도 좋겠다는 승인이 떨어지면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Q. 종영에 대한 팬들의 아쉬움도 큰데 새 시즌이 불확실해 팬들의 아쉬움이 더 클 것도 같다.

A. 자신 있게 돌아오겠다고 얘기하면 좋겠지만 지난 시간동안 타이밍을 놀쳐 이렇게 끊게 된 것은 아쉽다. 시즌이다, 아니다를 말씀드릴 수 없는 건 아직 내 머릿속에 구상이 없기 때문이다. 시즌을 결정해 놓으면 시즌2가 숙제가 될 수 있다. 지금은 자유롭게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다. 회사로서도 큰 기회를 줬다. 큰 손해를 예상하면서 기회를 준 것이라 그 시간을 값지게, 보람되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분명히 약속드릴 수 있는 건 대중적일지는 모르지만 색깔이 분명한 것들로 다시 인사를 드리고 싶다.

Q. 다음 프로그램에 대해 조금이라도 구상해둔 부분이 있을지, 혹은 시즌2로 돌아온다면 시도해보고 싶은 시스템이 있을지.

A. 다음에 어떤 걸 할지에 대해 구상한게 없으면 막연하게 쉬겠다는 표현은 못할 것 같다. ‘무한도전’을 하면서 해보고 싶었던 것들이 많았는데 이미 세상에 나왔다. 그 이외의 것들을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후배들과 최근 마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제작사 마블 스튜디오가 10주년을 맞이했는데 감독들 각자 연출한 영화가 모두 큰 세계관으로 연결되지 않나. 그래서 각자의 스토리가 따로 있고 전체적 스토리는 하나가 되는 마블 세계관을 갖고 오면 어떨까라는 얘길 나눴다. 내가 전체적 틀을 고민하고 가겠지만 특집마다 구체화는 후배들이 해봤으면 좋겠다. 이걸 함께 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고 ‘무한도전’ 멤버들과도 시간을 같이 해야 한다. 회사가 허락해주고 여건이 된다면, 앞으로 ‘무한도전’이 돌아오게 된다면 마블 세계관 같은 그런 시스템이 되지 않을까 싶다.

Q. 김태호 PD의 개인적인 계획은.

A. ‘무한도전’을 하면서 제일 먼저 생각한게 돈, 명예 보다 색깔이었다. 몇 년 전부터 갈등했던 부분도 ‘무한도전’의 색깔을 지켜가는 게 힘든 상황이 돼서 스스로의 만족감이 떨어졌다. 어떻게 하면 색깔을 찾아갈까 고민했고 ‘무한도전’의 색깔이 제 색깔이었던 상황이라 그걸 회복하고 채우는 데 시간이 할애되지 않을까 한다. 사실 13년동안 가족, 아내와 밥을 먹어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당분간은 집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한글 공부도 시켜보고 싶다. 세계문학전집도 읽고 구글 세계 지도 보면서 가고 싶은 곳을 찍어놓은 것도 있는데 이야기를 채워오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한다.

다음주부터는 부장이 아니라 일반 PD가 된다. 아내에게 쉰다고 하니까 가사를 도울 수 있냐고 하길래 직장에는 계속 나가야 한다고 출퇴근을 해야 한다고 했다. 쉰다는 건 다음을 준비하는 시간을 의미하는 것 같다. 6개월이 될지, 그 시간이 더 될지 모르겠지만 쉬면서 준비 기간을 가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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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도전’의 색깔

Q. ‘무한도전’의 색깔을 가장 중시했다고 했는데 ‘무한도전’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색깔은 무엇이었나.

A. ‘무모한 도전’이 생기고 5개월 뒤에 내가 들어왔을 땐 기획의도가 모호했다. 이후 ‘무리한 도전’을 하면서 2% 부족한 사람들, 평균 이하의 사람들이 모여서 도전을 한다는 캐릭터를 찾았던 것 같다. 하지만 2008년부터는 그 부족함, 평균 이하의 이미지는 사라졌다. 그때부터 부족한 사람들의 개인적인 도전이 아니라 예능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포맷에 대한 도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해 한해 새롭고 중요하고 재미있는 것도 좋지만 기존 예능에서 시도하기 부담스러운 것들을 해보면 어떨까 했다.

Q. ‘무한도전’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A. 다음주에 코멘터리 인터뷰를 하는데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한해 한해 잘 된 것이 많더라. 그땐 캐릭터도 큰 사랑을 받았고 새로운 캐릭터가 생성되면서 케미도 생겨났다. 여기에 스토리텔링이 부각 되면서 재미있는 것들이 보여졌다면 지난 2010년부터는 우리의 고통이 많이 보여져서 잠깐 멈추는 게 좋은 선택일 거라 생각했다. 프로그램을 하면서 사회에서 고민해볼 것들에 대한 화두를 던져보려 했다. 역사, 대체 에너지, 선거제도, 법안발의처럼 결론을 내리려 했다기 보다 우리가 받은 사랑을 삶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했다. 그게 계몽주의적으로 보여져서 불편하신 분들도 계셨지만 1년에 한 번 쯤은 우리의 의무를 다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얼마 전에는 하하가 자기는 ‘무한도전’이 시작될 당시 아무 것도 모르는 꼬맹이였는데 어느새 역사를 대변하는 사람이 돼 있어 당황스러울 때도 많았다고 하더라. 시청자들이 고민하는 것들을 담아보려 하다 보니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 같다.

Q. 13년간 ‘무한도전’에 크고 작은 논란이 있었다. 왜 ‘무한도전’에만 유독 잣대가 엄격하나 싶을 때는 없었나.

A. 지난 2010년 이후로는 ‘무한도전’만 왜 다른 예능 프로그램 잣대와는 다르게 대하시지, 왜 ‘무한도전’만 타이트하게 보시지 하고 서운한 적도 많았다. 하지만 이젠 결국 그게 다 ‘무한도전’의 일부가 아닐까라고 생각하며 받아들이려 했다.

Q. ‘무한도전’ 13년간 가장 뿌듯했던 순간과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A. 가끔씩 그런 특집이 있다. 칭찬을 많이 받고 끝난 가요제나 배달의 무도, 역사특집 이후 호평을 받으면 ‘이번주가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다음주가 두려웠다. 토토가도 그렇고 큰 특집을 하고 나면 제작진 자체가 소진이 돼서 그 다음 특집 준비가 너무 힘들었다. 큰 특집을 준비하면서 칭찬해주신 글보다 두려운게 당장 다음주 방송이더라. 가요제 2년마다 그랬고 ‘못친소’ 때도 그랬다. 영동고속도로 가요제 당시엔 배달의 무도 특집을 동시에 진행했다. 그랬더니 공허함이 2배로 오더라. 아쉬웠던 순간은 의도는 좋았지만 기술적 한계에 부딪혔을 때였다. ‘6개의 시선’이라는 특집이 결과적으로 망작이 됐고 초창기에 잘한다 할 때 겉멋에 했던 ‘좀비특집’은 멤버들에게 조금만 더 디테일하게 설명해줬으면 어땠을까 싶더라. 박명수씨는 여전히 제작진 잘못이라고 하더라. 검은 우주를 못 올라보고 시즌 종영하게 돼서 아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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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도전’ 멤버들

Q.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은 어떤 존재인가.

A. 유재석이 없었으면 ‘무한도전’이 지금까지 올 수 없었을 거다. ‘이게 될까?’라는 논의를 유재석씨와 많이 해왔다. ‘자신있게 해보자, 안 되면 말고’라는 공감을 해준 것도 유재석씨였다. 유재석씨가 다음주 목요일부터 공허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Q. 방송인으로서의 유재석은.

A. 유재석씨는 콘텐츠에 대한 열정이 엄청난 분이다. 결과적으로 현장에서 가장 좋은 정답을 찾아가는 사람이 유재석씨다. 유재석이라는 예능인에 대해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본인도 본인의 임무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더라. 관찰이 아닌 예능의 분야는 쉽게 타협하지 않는 부분이 있고 고민이 많더라. 유재석이라는 이름으로 토크쇼를 할 수도 있지만 스스로가 쉽게 허락하지 않는 것 같다. 제가 본 예능인 중 가장 많이 준비하고 가장 많이 노력하는 분이다.

Q. 멤버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달라.

A. ‘무한도전’ 멤버들이 방송에서 보인 모습도 있지만 보여지지 않은 모습도 있다. 박명수씨가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본인의 색을 잃지 않고 지금까지 와주셔서 감사했다. 기복이 심한 분이라 그걸 활용해 큰 웃음을 터뜨렸어야 했는데 놓고 간 게 많지 않았나 싶다. 정준하씨는 워낙 섬세해서 작은 것에도 슬퍼하고 눈물도 많다. 그런 걸 하나하나 챙기지 못하고 묻어둬서 아쉽다. 정형돈씨의 경우 종방연에도 잠시 와서 인사하고 갔다. 정형돈씨가 갖고 있는 아픔에 대해 좀 더 일찍 챙겼다면 어땠을까 싶었다. 하하씨는 노력에 비해 보여지지 않은 멤버였는데 미드필더 역할로 공도 배급하고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해왔다. 고마운 멤버 중 한 명이다. 노홍철씨는 2014년까지 큰 공을 세운 멤버 중 하나인데 ‘무한도전’에 대한 사랑은 여전하더라. 양세형씨는 마음이 아픈 멤버 중 한 명이다. 처음부터 잘해주셨고 우리가 필요해서 초대했는데 ‘우리 멤버’라고 말하지 못해 미안했다. 양세형씨 덕에 지난 2년이 든든했다. 조세호씨와의 인연은 지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장군의 기습공격’ 때는 두드러지게 잘한다는 느낌은 못 받았지만 젊은 피가 있었으면 어떨까 싶어 ‘동고동락 서바이벌’도 하고 ‘쓸친소’ ‘윷놀이 특집’을 하며 인연을 이어오게 됐는데 지난해 노홍철씨를 어떻게 하면 데려올 수 있을까 생각하다 서로 어려움을 확인하면서 조세호씨가 합류하게 됐다. 조세호씨는 지난 10년을 ‘무한도전’에 들어오기 위한 마음으로 살았다고 하더라. 6개월 정도 하면서 칭찬만 받다가 멈추기 때문에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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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도전’ 13년 이끈 비결 그리고 향후 거취

Q. 김태호 PD는 ‘무한도전’의 제7의 멤버이기도 하다. 부담감은 없었을까.

A. 부담이 컸다. 초창기에 ‘무한도전’에 많은 관심이 없었을 당시 유재석과 친해질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들어왔는데 전국민과 친해지게 될지 몰랐다. 어떻게 하나 싶은 두려움이 제작진, 멤버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했다. 앞으로도 꼬리표가 ‘무한도전’ PD 김태호가 될 것 같다. 그동안 ‘무한도전’ 덕분에 느낀 자부심도 기억에 남겠지만 이 프로그램에 내가 어떤 안 좋은 영향을 주진 않을까 아쉬움도 크다.

Q. 김태호 PD만의 소통 원칙은 무엇이었나.

A. 모든 논란과 이슈에 대해 발 빠르게 대처하려 노력했지만 100%의 해결책은 아니었던 것 같다. 1월부터 지금까지 ‘무한도전’이 진행되는 과정에 대해 정확한 답을 드리지 못해 이런 자리를 만들게 됐다. 많은 일을 겪게 되면서 담담해지게 됐지만 결국 정답은 처음에 드는 생각을 그대로 시행하는 게 깔끔하더라. 깔끔하게 있는 그대로를 말씀드리고 그 다음 이야기를 듣는 게 맞는 것 같다. 꼼수 부리지 말고 빠른 시간 내에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Q. 13년간 PD로서 크게 깨달은 점이 있다면.

A. 제가 만들었다는 생각 보다 100명 가까운 스태프들과 같이 만들었다는 생각으로 임해왔다. 모든 공은 스태프들과 작가들이 나눠 가져야 하고 지금도 제 의견이 정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매주 경험하고 있다. 누군가의 작은 의견이 큰 특집이 되는 경우를 체험해왔기 때문에 혼자 할 수 없다는 걸 배웠다.

Q. 김태호 PD의 이적설 등 현재까지도 향후 거취에 대한 소문이 무성하다.

A. 거취에 대한 찌라시가 돈다는 얘기를 6년 전부터 들었다. JTBC로 PD들이 많이 이적할 때부터 너무 많이 들은 이야기다. 제작사를 차려주겠다는 얘기도 있었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무한도전’에서 일하는 PD로만 생각해왔지 (제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듣거나 답을 한 상황이 없다. 오히려 타사에 간 후배들, 작가들을 만나면서 본인들이 자랑하는 자랑거리를 우리 회사에서도 가능하게 할 순 없을까 싶었다. 우리의 조직 문화를 바꿀 수 있는 게 없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무한도전’을 사랑했던 것보다 더 큰 유혹은 없었던 것 같다. 제 콧대가 너무 높아 보였는지 최근엔 연락 받은 적은 없었다. ‘YG 간다고 하던데?’라고 하길래 내가 빅뱅 자리를 해야 하나 했다. 한 프로그램을 5년 이상 하다 보니 뜻하지 않게 리더가 되고 마케팅 공부도 필요하고 브랜드 관리법도 필요해서 자발적으로 현대카드에 가서 마케팅 이야기도 듣고 네이버도 찾아가 72초 TV 대표님도 만났다. 네이버, 카카오에서 디지털 미디어를 만드시는 분들도 만났는데 ‘무한도전’이라는 틀 안에 있는 내가 바깥 세상 콘텐츠와 소통하는 방법은 찾아가는 방법 뿐이었다. 그러면서 이야기들이 나온 것 같은데 지금으로서는 가정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Q. tvN 이적 후 여러 프로그램을 선보인 나영석 PD와도 앞으로의 행보에 있어 함께 관심을 받고 있다.

A. 나영석 PD는 워낙 본인만의 색깔을 잘 살려서 여러 프로그램을 잘 하시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인센티브를 얼마나 받으셨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웃음) MBC PD들도 역량을 펼쳐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가고 있으니 또 다른 브랜드의 PD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대한민국 PD들 만큼 콘텐츠를 짧은 기간에 많이 만드는 나라는 없더라. 앞으로 우리 후배들은 여유 있는 상황에서 좋은 콘텐츠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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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하하(왼쪽부터위부터 시계방향), 양세형, 유재석, 정준하, 박명수, 조세호가 29일 오후 서울 상암동 한 식당가에서 열린 MBC ‘무한도전'(김태호 pd) 종방연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무한도전’은 지난 2005년 첫 방송을 시작으로 13년 동안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며 국민 예능으로 사랑받았다. 2018.3.29./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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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도전’의 마지막

Q. 마지막이 ‘보고싶다 친구야’ 특집으로 끝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A. ‘보고싶다 친구야’라는 특집 제목의 중의적인 표현이 좋았다. 멤버들이 보고싶을 것이라는 의미도 있었고 이런 모습이 보고싶다는 중의적인 의미에서 시작한 특집이다. 또한 열린 결말이 ‘무한도전’스럽지 않을까도 생각했는데 마지막 녹화에서 지난 13년을 돌아보는 멤버들의 소회가 담긴다.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다.

Q. 코멘터리 특집은 정형돈도 함께 하나.

A. 정형돈씨는 마무리를 같이 하고 싶어서 현장에 용기를 내서 왔다. 용기를 냈다는 의미는 아직 사람들이 많은 상황을 힘들어한다는 의미다. 코멘터리 특집은 기존 멤버들이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을 훑어 보면서 의미 있는 특집들을 이야기하는 특집이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씨의 경우 30대 이후의 삶을 같이 했기 때문에 인생이 묻어있는 특집이 많다. 나 역시도 프로그램에서 말하지 못한 비하인드 이야기를 인터뷰를 통해 담았다.

Q. 포상휴가는 멤버 전원과 가는지, 포상휴가는 어디로 가는지.

A. 다음주 금요일에 스태프 전원이 포상휴가를 가는데, 예능 프로그램으로 좋은 대우를 꿈꿨던 것이 결실을 맺어서 좋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빨리 휴가를 가는 게 좋을 것 같았지만 이상과 달리 예능은 하루 찰영하고 다음 날 다른 스케줄이 있어서 스태프와 멤버들을 한날에 모으는 게 불가능했다. 행선지는 괌인데 3박4일로 일정을 짜보니 멤버들은 시간이 안 돼서 스태프들만 하게 됐다. 멤버들은 나중에 우리끼리 모여 좋은 시간을 갖기로 했다.


Q. ‘무한도전’ 후속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최행호 PD와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A. (‘무한도전’이 종영하면서) 새로 들어가는 프로그램은 나와 관련이 없는 프로그램이 됐다. 갑작스럽게 이 시간대에 들어오게 돼서 관심도 많이 받다보니 부담도 클 것 같다. 지난 13년간 우리 시간대는 시청 행태, 시청층 변화를 겪어왔다. 새 포맷이 편성이 정해지고 난 후에는 직접적으로 해줄 이야기가 있던 것은 아니어서 응원을 해줬다. 언제든지 도움이 될 일이 있으면 도와주겠다고 얘기했다.

Q. 앞으로 관찰 예능에 대한 전망은.

A. 관찰 예능은 지금도 대세고 앞으로도 계속 대세가 되지 않을까 싶다. 예능이 점점 다큐, 리얼과 가까워지고 있어 그 방향에서 갑자기 선회하지 않을 것 같다. ‘무한도전’이 가장 사랑받는 프로그램 1위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정서는 남들과 다른 걸 해보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관찰을 좋아하고 기회되면 해보고 싶으면서도 많이 안 해왔다. 리얼은 고민해보고 만든 것보다 더 강한 힘을 줄 때가 있는데 그런 걸 시청자 분들이 좋아하시더라. 4년 전 노홍철씨가 있을 때 고민한 게 ‘노홍철의 게스트하우스’였다.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면서 외국인 손님을 맞이하고 한국을 안내하는 걸 하면 어떨까 했지만 노홍철씨가 떠나면서 결국 하지 못해 아쉽다. 그게 지금의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나 ‘효리네 민박’처럼 다른 색의 관찰 예능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뉴스1

방송인 유재석이 29일 오후 서울 상암동 한 식당가에서 열린 MBC ‘무한도전'(김태호 pd) 종방연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무한도전’은 지난 2005년 첫 방송을 시작으로 13년 동안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며 국민 예능으로 사랑받았다. 2018.3.29./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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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도전’ 시청자들에게

Q. 그간 ‘무한도전’을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항상 사랑해주시고 기다려주시고 기대해주셔서 감사했다. 기대에 못 미쳐 죄송했던 마음이 컸다. 13년이라는 인연이 정말 긴 인연인데 멤버들이 얼마 기간 동안인지 모르겠지만 각자 활동도 응원해주시길 바란다. 멤버들도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응원하면서 익숙해지면 언젠가는 또 빠른 시간 내에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질책이 싫어서 귀를 닫은 게 아니었다. 이번주에 욕 먹을 거란 걸 우리가 더 잘 알때도 많았다. 방송을 내야 하니까 괴로웠고 재미없는데 재미있는 척 예고를 내야 해서 괴롭기도 했다. 응원해주셔서, 그때마다 웃어 넘겨주셔서 감사했다. 저희도 재미 있는 특집은 빨리 보여드리고 싶어서 안달난 적이 많았는데 재미 없으면 추가 촬영 고민을 할 때도 있었다. 그 과정이 익숙한 일이 됐고 시청자들도 묵인하시더라. 감사했다는 말씀 꼭 전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

A. 결국 MBC를 떠나지 않는다, 시즌2는 하면 좋겠다. 찌라시에 나온대로 유재석과 사이가 틀어지지 않았다고 요약할 수 있겠다. (웃음) 바랐던 시간인데 막상 이 시간동안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막연하다. 그래도 결국 다음을 위해, 멤버들을 위해 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하고 보람 있게 보낼 생각이다. 시청자들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할 거다. 시청자 분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돌아올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제게도 ‘무한도전’은 버릴 수 없는 프로그램이고 유재석씨도 인생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잠시의 이별이 아쉽지만 반갑게 맞이할 날이 있지 않을까 싶다. 플랫폼에 대한 실험으로 멤버들도 가끔 다른 방법으로 인사드리자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이번주 방송도 열린 결말인데 멤버들의 소원이 담긴 방향이기도 하다. 이별이 준비한 기간이 짧고 금방 지나가 갑작스러웠는데 만남도 갑작스럽게 느껴질 수 있도록 고민해보겠다.

aluem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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