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옛날 옛적에 시골마을의 금기


옛날 옛적에 
 
시골마을,
 
그것도 오지에 박혀있어 사람들의 왕래도 드문.
 
한 마을에 서른가구 정도가 다인 조그만 마을
 
그 마을에는 하나의 금기가 있었다
 
절대로 뒷산 골짜기를 넘지마라
 
골짜기를 넘으면 안된다
 
어머니들은 몇번이고 어렸을때부터 수십번을 말해줬다
 
넘으면 얼마나 무서운일이 일어나는지
 
호랑이가 잡아간다, 천연두에 걸린다, 문둥이가 된다
 
하지만 아이들의 호기심은 끝이 없는법
 
매년 골짜기를 넘어가서 사라지는 아이가 있었다
 
개똥이도 그중 하나였다
 
이 마을의 아이들은 열다섯을 넘기기 전엔 모든 남자아이는 개똥이고 여자아이는 연생이었다
 
개똥이는 그중 감나무집 둘째 개똥이었다
 
개똥이는 어렸을때부터 엄마에게 골짜기에 대한 무서운 얘기를 들었기에
 
골짜기에 가고싶은 맘이 눈꼽만큼도 없었지만
 
어느날 옆집 돌이 아저씨가 하는 골짜기를 넘어가서 생긴 신기한 모험얘기를 엿듣게 되었다
 
처음엔 멀리서 듣다가 나중엔 구멍이 숭숭 뚫린 나무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도 
 
아저씨는 자기가 하는 이야기에 열중해 눈치도 못챘는지 열심히 이야기를 하였다
 
선녀를 만나 옥구슬을 받은 이야기, 잠자던 용의 수염을 뽑은 이야기
 
들을때마다 두근두근거리고 재밌는 이야기었지만 이상하게도 이야기를 하는 아저씨는 슬퍼보였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참지 못한 개똥이는 어느날 주먹밥 몇개를 챙기고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모험을 떠났다
 
단단히 마음먹었지만 골짜기를 넘을때는 발이 후들거렸다
 
하지만 골짜기를 한번 넘자 그 이후에는 신이 나기 시작했다
 
어른들도 무서워하는곳을 나는 이렇게 마음대로 돌아다닌다
 
돌아다니다 돌아다니다
 
움직이는 통나무를 보았다
 
모험의 시작인가 싶어 냅다 뛰어가보니
 
통나무는 통나무가 아니었고, 그 끝엔 사람얼굴이 붙어있었다
 
그것은 사람의 얼굴을 가진 거대한 지네, 인면오공이었다
 
몸이 바짝 얼은 개똥이는 오줌을 지리고 바짝 얼어붙었다
 
지네가 개똥이 주위를 크게 돌아 사방을 막자 그제야 울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개똥이는 엉엉 울며 엄마를 찾았다
 
엄마! 엄마! 살려줘요 엄마!
 
인면지주의 입이 벌어지며 소리가 나왔다
 
엄마! 엄마! 살려줘요 엄마!
 
작년에 없어진 털보네 셋째 개똥이의 목소리였다
 
개똥이는 겁에 질려 더욱 크게 소리질렀다
 
엄마! 엄마! 개똥이 살려주세요 엄마!
 
인면지주도 똑같이 말했다
 
엄마! 엄마! 개똥이 살려주세요 엄마!
 
그때 누군가 헉헉대며 뛰어들었다
 
통나무만큼 거대한 몸을 가진 인면오공의 몸을 타넘고
 
엉엉 울고있는 개똥이를 꼭 껴안아줬다
 
엄마! 엄마!
 
인면오공은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엄마! 엄마! 무서워요!
 
개똥이의 엄마가 개똥이를 꼭 껴안아줬다
 
엄마는 입술을 덜덜떨면서도 개똥이를 껴안고 있는 몸은 단 한순간도 떨지 않았다
 
엄마는 조용히 말했다
 
개똥아 무서워하지마 엄마가 있잖아
 
꼭 껴안고 있는 모자를 인면오공은 한번에 삼켜버렸다
 
꿀떡 삼키고 인면오공은 한마디를 말했다
 
개똥아 무서워하지마 엄마가 있잖아
 
 
 
 
 
 
 
 
 
 
 
사실 마을의 금기는 골짜기를 넘어가는게 아니었다
 
열다섯이 되기 전에는 골짜기에 무엇이 있는지 말해주지 말것
 
그래야만 매년 바쳐야 하는 어린 산제물이 알아서 찾아가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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