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담] 두달만에 학원 때려친 썰.txt


안녕. 맨날 눈팅만 하다가 처음 글써봐. 내 인생에선 좀 특별한 경험이라 써본다. 글솜씨가 없어서 미안.
 
나 초등학교때는 학원 안다녀도 그냥 저냥 공부를 곧 잘해서 부모님도 잔소리 안하고 나도 딱히 학원 보내달란 얘기를 안했었는데, 중학생 되니까 초딩때부터 학원에서 선행학습하고 온 애들하고 차이를 느끼며 갑자기 뒤쳐질까 급 쫄리는 거임.
 
그래서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동네에 조그만 종합학원을 다녔음. 초등학교 때 친구들도 많이 다니던 곳이라 사실 놀 생각도 있었지만, 그래도 동네에선 알아주는 학원이었음.
 
초중고 다 가르치는 학원이었는데 우리학원은 3층이었고, 2층은 원장쌤 마누라가 운영하는 어린이집. 부원장은 원장쌤 마누라 동생인지 오빠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처남이라 그랬음.
 마빈박사 닮은 재수없는 과학쌤, 쥐며느리 닮은 수학쌤 등등 다 별로였는데, 원장쌤이 아주 키가 크고 중후한 매력의 중년남이었음. 원장쌤은 잘생긴 외모 덕분에 학원에서 애들이 많이 따랐는데, 매일 학원에 들러서 인자하게 웃어주며 ‘공부 열심히해~’ 하는 것이 킬링포인트 였음.
 
근데 어느날 원장쌤이 팔에 깁스를 하고 나타난거임. 애들이 다다닥 달라붙어서 왜그러냐고 물어보니까 교통사고가 났다고 함.
 
그뒤로 한동안 원장쌤이 안보였음. 쥐며느리닮은 수학쌤한테 ‘원장쌤 왜 안보여요?’하니까 ‘몰라도 되!’했음. 싸가지바가지 재수탱탱. 근데 재수없는 쌤들중에 제일은 부원장쌤이었음. 부원장은 고딩수업만 했었는데, 자퇴생들도 따로 가르친다고 했음. 고딩들 수업하는 공간은 분리되어 있었는데 그 들어가는 입구에서 조금이라도 떠들면 부원장이 달려나와서 시끄럽다고 저리가라고 소리치고 그랬음. 그때는 ‘고3이 뭐 대수라고, 유난떨고 있네. 재수없어 칵퉤’하며 다들 싫어했었음. 
 
너무 오래되서 잘 기억은 안나는데, 개천절이었던거 같음. 빨간날이지만 시험기간이라서 엄마한테 보습있다는 핑계로 학원가야된다고 뻥치고 친구랑 놀다가 엄마가 혹시라도 학원에 전화해서 나 있냐고 확인할 수도 있으니까 대충 눈도장 찍을겸 학원 자습실에 갔음.
대충 책펴고 음악 듣고 있었는데, 부원장이 갑자기 문 열고, ‘니네 뭐야!’ 이러는 거임. ‘시험기간에 수업없어도 자습실 써도 된다 그랬는데요?’ 하니까, ‘놀지말고 열심히해!’ 하며 문을 쾅닫고 나가버림. ‘와씨, 지가먼데, 일해라절해라야’ 하면서 궁시렁 거리며 다시 유일하게 나에게 허락된 마약인 음악을 섭취하고 있었는데, 밖이 소란스러운 거임. 나가보니 경찰들이 와있었음.
 
경찰아저씨들은 부원장쌤을 찾았고, 부원장쌤이 나오자마자 그대로 끌고 갔음. 학원에는 나랑 내 친구 그리고 선생님 몇명이 있었는데, 선생님들이 나랑 내친구 불러서 오늘 일 말하면 안된다고 신신당부했음. 그러나 나는 바로 집으로 달려가 엄마한테 말했음. 엄마는 별일이다 하고 넘겼고, 나도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겼음. 왜냐면 그때 쌤들이 부원장쌤이 잡혀간게 아니라 뭐 조사할 것이 있다고 해서 참고차 간거라고 했음. 그런데 얼마 뒤 학원에 흉흉한 소문이 돌았음.
 
부원장쌤이 원장쌤을 죽였다는 소문이었음.
깁스를 하고 나타났던 원장쌤은 그 날 이후로 보이지 않았고, 어쩐일인지 부원장쌤도 경찰이 데려간 이후로 보이지 않았음. 소문은 사실인듯 여겨졌고, 흉흉한 소식에 아이들은 하나둘 씩 학원을 그만두기 시작했고, 나도 자연스럽게 그만 두게 됨.
 
나중에 알고 봤더니, 진짜로 부원장이 원장을 죽인게 맞아서 그 당시 pd수첩인가에도 나왔었음.
동네는 한동한 시끌했고 그 학원은 결국 문을 닫았음.
 
죽인 이유는, 
부원장이 공부를 잘하는 고딩들을 꼬셔서 자기가 서울대 보내주겠다며 자퇴하게 만든다음 거액의 과외비를 뜯어내고 있었음. 그런 고딩들 중에는 부원장과 부적절한 관계도 있었음. 실제로 그 당시 기사 중에 과외비 안줘서 엄마를 폭행했다는 기사가 있었는데, 부원장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눈치챈 엄마가 과외비를 안주자, 부원장이 그 고딩한테 너 이러면 서울대 못간다고 하니까 그 고딩이 안달나서 엄마를 때리고 돈을 가져간 거였음. (나중에 알고보니 이것도 부원장이 엄마 때려서라도 돈 가져오라고 사주한 거였음)
아무튼 원장쌤은 이런거를 다 알고 부원장한테
신고하겠다 그만해라 하니까 부원장이 앙심을 품고 죽인거라고 함. 원장쌤이 사라지기 전에 깁스하고 온거는 부원장이 교통사고로 위장해 죽이려고 한거였음; 근데 가까스로 살았고, 부원장은 다시 살해해서 암매장했다고 함.
 
그 부원장이 끌려간 걸 본 나로써는 더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나.
내가 얼굴도 아는 사람이 살인자라니. 사실 십 몇년 전 일이라서 나도 정확히 디테일은 기억안나서 기사 찾아보려니까 없네.
 
 
요약. 
1.머리털나고 처음 다닌 학원에서 부원장이 원장을 죽인 살인사건 남. 2.두달 다니고 학원때려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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