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퇴근길 마포대교를 틀어막았다


건설노조, 퇴근길 마포대교를 틀어막았다

[경찰의 세차례 해산 명령에도 대교에 주저앉아… 시민들 “귀갓길 웬 봉변”]

민노총 1만2000여명 기습점거 “청와대 가겠다” 경찰과 몸싸움

주변 교통 1시간여 동안 마비

현 정부들어 막무가내식 요구 늘어

경찰 “채증해 불법시위자 밝힐것”

28일 오후 민노총 건설노조 소속 1만2000여명(경찰 추산)이 서울 마포대교를 불법 점거했다. 퇴근 시간 이 일대 도심 교통이 1시간여 동안 사실상 마비됐다.
이날 민노총은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건설근로자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촉구하며 ‘2017 건설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에서 심의 예정이었던 건설근로자법 개정안이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오후 4시 30분쯤 국회 방향으로 진출을 시도했다. 국회 앞 10m 지점까지 진출한 시위대는 경찰과 대치하다 마포대교로 방향을 틀었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청와대로 가자”고 했다. 시위대는 오후 5시 10분쯤 왕복 10차로인 마포대교 전 차로를 점거하고 기습적으로 연좌농성을 벌였다.

마포대교 위에서 벌어진 불법 시위로 오후 5시 10분부터 6시 30분까지 약 1시간 20분간 마포대교가 전면 통제되자 이 일대가 주차장으로 변했다. 마포대교 북단에서 서울 지하철 마포역까지 약 2㎞ 정도 구간에서 1시간 넘게 차량이 꼼짝을 못했다. 교통 정체는 공덕역 등 마포대로 전체까지 이어졌다. 우회하는 차량들이 강변북로로 몰리면서 간선도로도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여의도에서 강북 쪽으로 나오려는 차들은 움직이지 못하고 거리에 갇혔다. 일부 시민은 버스에서 내려서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퇴근하는 시민들과 시위대, 경찰이 뒤섞여 아수라장이 됐다.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회사원들은 퇴근을 미루고 사무실에서 교통 정체가 풀릴 때까지 대기하기도 했다.

이날 민노총의 불법 시위는 오후 4시 30분쯤 시작됐다. 민노총 건설노조 소속 1만2000명은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국민은행 본점∼KBS 앞까지 행진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국회가 건설근로자법 개정안을 논의하지 않았다는 소식에 시위대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건설근로자법 개정안은 일용·임시직 건설근로자를 위한 퇴직금(건설사업주가 내는 퇴직공제부금) 인상을 주요 골자로 한다.

마이크를 쥔 사회자가 “우리가 만만한 조합 아니라는 거 알게 하자”며 “지도부는 앞으로 나와서 국회로 가자”고 했다. 시위대는 국회 정문 앞에서 10m 떨어진 경찰 저지선까지 행진했다. 경찰에 막히자 오후 4시 40분쯤 행진 방향을 급격하게 바꿨다.

조선일보

경찰과 민노총이 대치하면서 오후 5시 10분 무렵부터 마포대교에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경찰은 국회 앞에서 해산명령 한 번, 마포대교 남단에서 해산명령을 두 번 내렸다. 그러나 시위대는 1시간 넘게 도로에 앉아 버텼다.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마포대교 북단은 서울 지하철 마포·공덕역 인근까지 차량이 1시간 이상 거의 움직이지 못했다. 시위대가 타고 온 전세버스 40~50여대가 마포대교 남단에서 여의도공원에 이르는 편도 6차로 중 3차로를 점거하며 불법 주차돼 있었다. 이 영향으로 여의도 환승센터에는 시내 버스 수십 대가 뒤엉켜 움직이지 못했다. 오후 5시 30분쯤 마포역에서 여의도로 향하던 버스에 타고 있던 김남순(62)씨는 “집에 가다 이게 웬 봉변이냐. 이번 정부 들어 이런 식의 막무가내식 요구가 늘어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시위대는 오후 6시 6분쯤 마포대교 점거 농성을 풀었다. 일부 시위대는 곧바로 여의도 의원회관 인근 전광판 고공농성장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선 건설노조 소속 2명이 건설근로자법 개정을 주장하면서 지난 11일 밤 11시에 전광판을 기습 점령했다가 이날 오후 지상으로 내려왔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국회 주변에서 노상 방뇨를 하기도 했다. 물병을 던지고 폴리스라인을 발로 차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72개 중대 5700여명을 국회·여의도 일대에 배치하고 시위대의 행진을 통제했다. 하지만 폴리스라인을 밀고 들어오는 시위대를 막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차벽을 설치해야 하느냐는 내부 논의가 있었지만 자율에 맡기기로 결론이 났다. 기습 시위는 예상 못했다”고 했다.

이번 정부 들어 민노총은 각종 불법을 일삼고 있다. 이날 마포대교를 점령한 민노총 건설노조는 지난 6월 출근 시간에 서울 도심에서 행진을 해 교통을 마비시켰다. 당시 광화문에서 서울시청 방향 편도 5차로 가운데 2개 차로를 민노총 산하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점령했다. 도심 교통을 마비시켰지만, 사법 처리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신고한 집회였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실제 집회는 예정된 오전 9시보다 30분 정도 일찍 시작했고, 주변에 불법 주정차를 한 집회 측 차량도 있었다.

민노총은 지난 9월 7일 성주 사드 배치 과정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불법 집회를 했다. 트럼프 방한 때 광화문 광장을 점거하고 도로에 각종 쓰레기를 던진 ‘No 트럼프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의 주력 단체 중 하나가 민노총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는 채증을 통해 불법 시위를 벌인 사람을 가려내 처벌할 예정”이라고 했다.

[성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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